교구 수호자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루카 1,26-38)
초대 교구장이신 최재선 요한 주교님께서는
부산 교구의 발전을 기원하며 성모님의 도우심에 의탁하는 마음으로
묵주기도 백 만단 운동을 전개했습니다.
2018년 ‘믿음의 해’에는 묵주기도 1억단을 봉헌하기도 했습니다.
묵주기도는 ‘장미 밭’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rosarium입니다.
rosario란 단어도 ‘장미 꽃다발’ 혹은 ‘장미 화관’이라는 라틴어이지요.
초기 교회 신자들이 기도를 대신하여 장미 꽃다발을 바쳤다는 사실이
묵주기도의 전형으로 전해집니다.
또 수도자들이 죽은 자들을 위해서
시편을 50편이나 100편, 또는 150편을 매일 외워 바칠 때,
글을 모르는 수도자들에게는 시편기도를 대신해서
주님의 기도를 그 숫자만큼 바치게 했던 일에서 유래되었답니다.
그들이 수를 세는 일이 용이하도록
나무 열매나 구슬 150개를 가는 줄에 꿰고
혹은 작은 돌멩이나 곡식 낱알을 머리에 쓰는 관처럼 둥글게 엮어
하나씩 굴려가며 기도의 횟수를 셀 수 있게 했던 일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그리고 로마 원형 경기장의 순교자들이
머리에 장미꽃으로 엮은 관을 쓰고 순교한 일이
그 시작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당시, 머리에 꽃으로 만든 관을 쓰는 행위는
자신을 신에게 바친다는 결의로 표현되던 풍습에 따라,
자신의 생명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의미로
머리에 꽃 관을 쓰고 순교 당했던 것이지요.
순교자들의 시신을 거두어들이던 남은 신자들이
순교자들의 머리에 썼던 장미 관을 모아서 꽃송이마다, 마다
기도를 바쳐 올렸다는 가슴 뭉클한 사연이 묵주기도 안에 깃들어 있습니다.
이 사연을 생각한다면 묵주기도를 바칠 때마다
우리 신앙이 주님을 향해 올라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교황 비오 10세는 신자들에게
“묵주 기도만큼 아름답고 은총을 많이 내리게 하는 기도가 없으니
묵주 기도를 사랑하고 매일 정성스럽게 바치라”고 유언하셨습니다.
묵주기도야말로
언제나 어디에서나 바칠 수 있는 훌륭한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교황 바오로 6세는 “묵주기도는 복음 전체의 요약으로
예수님의 인간되심과 죽음과 부활을 묵상하는 기도이며
그리스도께 대한 끝없는 찬미다”라고 했습니다.
묵주기도는 우리를 영적으로 성숙시킵니다.
땅에서 올리는 인간의 기도야말로 완덕을 향한 연습입니다.
아울러 묵주기도에는 성모님이 구원의 역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신 사실이 도드라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묵주기도는 성모님께 바치는 기도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묵주기도는 우리의 지향에 성모님이 함께하시어
예수님께 바쳐지는 ‘합송의 기도’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묵주기도의 핵심은
그리스도의 신비를 묵상하는 데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우리들이 묵주기도를 바칠 때마다 함께 기도해 주십니다.
이제 부산 교구민들, 특히 우리 월평 공동체 구성원들이 성실하게 바치는
묵주기도가 예수님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묵상하고
그 삶에 놀라워하며
주님의 희생에 감사드리는 마음이 용솟음치는
지혜의 축복으로 이어지기를 간곡히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