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주일 말씀 당겨 읽기

연중 제13주일<교황님, 힘내세요>

(2020.6.28. 28 2열왕 4,8-11; 로마 6,3-4.8-11; 마태 10,37-42)

 

예수님의 제자들은 주님이라고 부르며 그분을 따랐습니다.

그분이야말로 자신들을 가장 객관적으로 봐 주고

인격적인 관계로 다가오시는 분이심을 알았기에

예수님을 결코 놓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세상에서 좋은 스승을 만나는 일은 참으로 귀하고 복된 일입니다.

더욱이 우리를 생명으로 초대하시는 주님을 만나는 일이야

비길 데 없이 소중한 일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좋은 스승을 만나는 일을 원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선생의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일은

정말 가슴이 아픈 일입니다.

 

세상을 주도하는 가르침은 온통

싸우되 꼭 이겨야 한다는 쪽으로 쏠려 있고

수단이든 방법이든 따지지 않고 올라 선 사람이 최고라고 말합니다.

어떤 길이든 돈을 많이 벌면 성공이라고 추켜세웁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알려주신 피조물의 존재 이유가

상대방을 위해서 서로 살아가라는 사실임을 되새기고 되새기고

절대로 잊지 않아야 할 이유입니다.

그 삶을 터득하기 위해서 우리는 예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갑니다.

세상과 가치관이 다르고 꿈이 다르고 희망의 무게가 달라야 마땅합니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아무한테나 누구에게나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평안히 가라”(루카 7, 50)하셨고

일어나 네 평상을 가지고 집으로 가거라”(루카 5,24)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따르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에게조차

집으로 돌아가 하느님께서 너에게 해 주신 일을 다 이야기해 주어라

(루카 8,39)고 말씀하신 분이십니다.

 

이제 우리들이 행한 이 믿음의 길,

따르라는 명령을 알아듣고 나선 사람의 특별함을 꼭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그분의 명하심에 따르기는 했는데 뭣 모르고 나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일러 주셨습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카 9,23).

이렇게 심각한 것이 우리의 길인 것을 아십니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이 명령의 심각성을 감지하며 살고 계십니까?

이 부르심에 응답한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깨달으십니까?

 

누구와 경쟁을 하던지 싸우던지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어떠한 방법을 쓰더라도 꼭 이기는 사람이 되어야 승리라고 말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온통 바보가 되고, 멍텅구리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우리의 신앙은 잠깐의 고통과 쓰라림을 견디기 어려워서

세상의 힘에 먼저 나서서 항복하고

어서 뒤돌아설 길을 찾는 어리석음을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주님을 따르겠다고 응답을 드린 후에도

돈에 쏠리고 명예나 힘을 사모하는

어리석음의 쟁기를 꼭 쥐고 살지는 않습니까?

 

하느님을 믿고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이라면

절대 편법이나 불법으로 무언가를 얻으려 하지 않습니다.

죄와 타협하는 마음을 버리고 하느님의 길을 택할 때에만

예수님을 따르는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최선을 다 할 때

우리를 지켜주시는 분을 믿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분은 바로 나의 주님이시며 내 하느님이신 까닭입니다.

 

오늘은 교황주일이며

예수성심성월을 감사와 흠숭으로 마무리하는 마지막 주일입니다.

우리의 수장이신 교황님께서 건강하고 기쁘게 예수님을 따르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해 주시기 바라며

우리 마음마음이

주님의 쉼터가 되고

행복까지 선사하는

기쁨의 도구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좋으신 예수님

악은 이제 의 모습을 가장하여 세상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오늘 교황주일을 맞아서 기도드립니다.

우리 교황님께서 분명한 하느님의 지혜로

세상을 품어 안으시는 큰마음을 지닐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그리고 아닌 것에는 예수님의 단호함으로

대처하는 성령의 힘으로 무장시켜 주셔서

이 세상에 참 빛의 지킴이가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이 자리의 우리 모두에게도 귀한 은혜로 채워주십시오.

좋으신 당신의 뜻이

우리들의 아버지 교황님을 통하여 더 아름답게 이루어질 것을 믿고

기도드리오니 저희의 기도에 응답하여 주십시오.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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