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주일 말씀 당겨 읽기

성령 강림 대축일 <나의 오순절>

(2020. 5. 31 사도 2,1-11; 1코린 12,3-7.12-13; 요한 20,19-23)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생일 축하노래를 흥얼거렸습니다.

그리고 교회의 생일을 축하하는 뜻에서 아침식사로 미역국을 먹었습니다.^^

오늘 1독서로 듣는 성령강림사건은 유명합니다.

그럼에도 그날 마르코의 집에서 모여

오순절을 지내던 제자들에게 일어났던 그 놀라운 사건이

바로 오늘 요한 복음이 기록한 말씀의 성취라는 사실에는

별로 주목하지 않는 듯 합니다.

 

하지만 참된 복음의 의미

진정한 믿음의 삶에 관한 굵은 심지는 오늘 사도 요한의 전언에 뚜렷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일성은

복음인의 생활모습을 명료하게 일깨우기 때문입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마음에 평화를 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평화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고통을 당하시고 부활하심으로

세상의 어느 누구도 풀어낼 수 없었던

죄와 죽음의 문제를 해결해주신 일에서 비롯됩니다.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됨으로써

죄에서 용서 받고 죽음에서 풀려난 새 사람이 누리는 평화입니다.

어느 순간이든 어떤 문제이든 어떤 처지에서든

걱정하고 두려워하지 않는 진정한 평화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세상에는 이 평화를 모르는 이가 너무 많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말씀이신 하느님의 권능을 무시하고

말씀으로 오신 그분의 사랑을 헛되게 하며

오직 사랑의 말씀이 되어 희생당하신 예수님의 구원을 팽개치고 있습니다.

때문에 주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도 너희를 보낸다.”

당신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당신의 뜻에 따르는 이들에게

사명을 이행하도록 파견하십니다.

갇혀 있는 신앙인이 아니라

이웃을 찾아가 복음을 전하는 선교자가 될 것을 요구하십니다.

 

선교는

세상에서 평화를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도록 영의 시력을 되찾아 주는 일입니다.

예전의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복음으로 평화를 선물하는 일입니다.

하여 온 세상 모든 사람들이

매일 매순간

그분께서 창조하신 새것을 보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도록 돕는 일입니다.

이 거룩한 사명을 완수하도록

주님께서는 당신의 영을 보내주셨습니다.

주님의 영께서는

우리 안에서 우리 곁에서 우리를 도우십니다.

나약한 우리가

허약한 우리가

용기백배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십니다.

우리 모두가

무한하신 예수님의 능력에 의지하여

모든 문제와 고통과 괴로움을 딛고 넘어서 평화를 누리도록

성령께서 일하십니다.

 

성령께서는 오늘도

그날처럼 우리에게 임하십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 이루어진 것을 믿게 하시고

우리가 완전히 새로운 창조물이 되었다는 사실을 고백하게 하십니다.

나아가 주님의 은혜로

구원이 완성된 진리에 기꺼이 화답하게 하십니다.

 

우리 모두에게 오늘,

2020년 교회 생일이 잊을 수 없는 축복의 날이 되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가

믿음의 본질을 밀어놓는 어리석은 모습에서 돌아서기 원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주님과 전혀 상관이 없는 것에 매달려

등등의 것과

이외의 것과

세상의 것에 쏠려 추구하는 못난 행위에서 돌아서기 원합니다.

하여 오늘 2020년 성령강림대축일에 일어난

우리의 변화가 하늘에 소상히 기록되는 축복이 있기를 소원합니다.

 

오늘, 2020년 교회 생일이 바로

나의 오순절로 기억되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오소서 성령이여! 저희 마음과 삶을 새롭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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