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주일 말씀 당겨 읽기

부활 제6주일 <축복의 비결>

(2020. 5. 17 사도 8,5-8.14-17; 1베드 3,15-18; 요한 14,15-21)

 

그리스도인은 사랑의 하느님을 압니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으신”(에페 1,4-5) 사실을 압니다.

주님께서는 공부가 아니라 성적이 아니라

사랑을 철저히 실천할 것만을 원하십니다.

주님께서는 항상 언제나 여전히

세상과 다른 가치관으로 자녀를 교육할 것을 당부하십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열심히 기도하고 열심히 봉사하고 열심히 활동하는 신앙인들도

자기 자식 교육을 하는 일에서는 돌변합니다.

오직 공부하도록 오직 성적이 오르도록 오직 좋은 대학에 보내서

좋은 직장을 다녀야한다고 말합니다.

 

옆집에 사는 아이보다 품성이 좋다거나

친구의 자녀보다 마음 씀이 반듯한 일 따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진실로 그분의 뜻이 무엇인지

말씀대로 따를 생각을 갖고 있기는 한 것인지 의문스럽기만 합니다.

 

되레 진심으로 말씀대로 살고 싶다고,

그래서 애도 써보는데 정말 어렵다는 고백조차 듣기가 드뭅니다.

마침내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맙니다”(로마 7,19)라는

말씀을 끌어와서 스스로를 위로하고 자족하는 양상까지 보입니다.

어쩌면 좋습니까?

저는 오늘 우리 어른들의 이 너절한 마음이

말끔하게 청소되기를 원합니다.

우리를 위해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그분의 뜻을 깊이 깨달아

매일 매일 새로이 부활하는 삶을 살아가기 원합니다.

 

1독서는 필리포스가

사방팔방으로 다니면서 그리스도를 선포한 사실을 알려줍니다.

필리포스의 선교 활동이

많은 사마리아인들에게 큰 기쁨을 선물했던 사실을 전합니다.

그런데 필리포스가

열심히 선교하고 열심히 봉사하면서도 마지막 은사,

즉 성령을 받게 하는 일은

예루살렘의 사제단, 베드로와 요한이 맡았던 사실이 마음을 끕니다.

 

주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필리포스처럼

열심히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열정적으로 선교하되

그 마지막은 주님께 맡겨드려야 한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더불어 주님의 뜻을 향해서

주님의 뜻을 위해서 많은 일을 할지라도

당신의 이끌어주심에 맡기라는 당부로 들립니다.

우리의 수고를 잊지 않으시는 그분께서는

우리의 정성과 우리의 소원과 우리의 충분히 사정을 헤아려

가장 좋은 것을 준비하신다는 약속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스도인은

진리의 영이신 보호자 성령께 모든 것을 맡기고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주님께 맡기지 않아도 무방한 목록은 세상에 없습니다.

주님께서 맡아주지 못할 예외의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뒤숭숭한 세상이 걱정된다면

이 세상을 봉헌해야 합니다.

사회가 근심스럽다면

이 사회를 맡겨드려야 합니다.

청소년들의 앞날이 염려된다면

자녀가 잘 되기를 진정으로 소원한다면 주님께로 이끌어야 합니다.

그러할 때 주님께서는 직접 개입하시어 변화시켜 주십니다.

자녀의 성적도 건강도 아슬아슬하기만 한 그네들의 생각까지도

모두 맡겨드리는 일이

먼저이며 나중이며 전부입니다.

이 소중한 비결을 가벼이 여기지 않아야 합니다.

이 귀한 방법을 애용함으로써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성령의 축복을 듬뿍 선물해주는

지혜로운 어른이 많아지기를 소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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