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주일 말씀 당겨 읽기

부활 제4주일 <착한 목자, 우리 주님>

(2020. 5. 3 사도 2,14.36-41; 1베드 2,20-25; 요한 10,1-10)

 

인간은 모두 땅에서의 삶에서 마지막을 맞이합니다.

그날 그 이별의 때에 보이는 우리의 모습은

평소에 지녔던 믿음과 희망과 사랑에 의해서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오늘 내 삶의 자세가 그만큼 중요하고

이 순간 내 마음가짐이 그만큼 소중한 이유입니다.

그런만큼 요즘 우리 모두가 지닌 마음

온 나라를 들쑤시고 있는 외침을

추슬러 매만질 필요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고통을 분노함으로 풀어내는 것은 아닌지 따지고

아픔을 비난으로 삭이려 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하리라 싶습니다.

아프기 때문에 더욱

고통스럽기 때문에 더욱

삶의 가치를 상실하지 않도록,

삶의 가치가 왜곡되지 않도록 깨어있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아픔은

결코 남 탓을 하라고 허락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닥친 고통 때문에 절망하는 것은

전혀 그리스도인의 자세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 동안 제대로 사랑하지 못한 일들을 짚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싶습니다.

그 동안 못 다했던 사랑을 제대로 실천할 각오가 필요한 때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앓고 있는 세상에 전해야 할 진리를 간직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오직 사랑으로 구원받으리라는 기쁜 소식은

온 세상에 선포되어야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소식은

단 한 사람을 통해서 온 공동체로 번져나갔습니다.

당시에 그 기쁜 소식을

홀로 간직하고 혼자만 기뻐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우리도 그들처럼

주님의 부활소식을 듣지 못하고

주님의 부활소식을 믿지 못하여

신음하고 절망하는 세상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틀림없는 진리를 일러주십니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알고” “따른다고 말씀하십니다.

주인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따르는 이들에게는

삶이 불안하지 않다는 사실을 밝히십니다.

참으로 그분 안에서 평화로운 기쁜 삶을 누릴 것이며

그분께서 주신 평화로써 우리 삶이 진정 행복할 것이며

마침내

천국에서의 따뜻하고 충만한 기쁨을 살게 될 것을 약속하십니다.

이렇게 주님의 큰 사랑은 우리의 이해를 뛰어 넘습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그 사랑의 폭이야말로

하느님 사랑의 가장 뚜렷한 증거일 터입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처럼 일희일비하지 않으시기에 든든한 것입니다.

우리처럼 오락가락하지 않으시기에 의탁할 수 있는 것입니다.

끝까지 못난 세상을 끌어안고 사랑하시기에

믿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성소주일인 오늘도 주님께서는

아픈 세상을 위해서 아버지께 절절이 간구하십니다.

그리고 당신 사랑을 느끼지 못하여 좌절한 이들을 위해서

우리를 사용하려 하십니다.

당신의 말씀을 듣지 못하여 기쁨을 살지 못하는 인간에게

우리를 파견하십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그분께서 서둘러 찾아 나선 양은

바로 당신의 일은 뒷전으로 미루고 있는

우리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됩니다.

걸핏하면 세상에서 길을 잃고 마는

그 양이 바로

복음 선교에 게으르고

사랑함에 계산적인 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제는 그분께서 이끌어 주시는대로

그분께서 말씀하시는 대로

삶의 방향을 전환하는 순명의 양이 되기 바랍니다.

나의 목자이신 예수님의 목소리를 잘 알아듣고 실천하는

주님의 파트너가 되기 원합니다.

하여 주님의 봉사와 희생을 쏙 빼닮은 우리가 되기 원합니다.

세상의 모자람까지도 품어 다독이는

성모님을 닮은 모성애를 갖게 되기를 원합니다.

세상의 십자가까지도 기꺼이 짊어지는

귀한 믿음인으로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우리 모두가 아름다운 삶을 살아내기 원하시는 주님께서는

우리의 마지막이 사랑으로 귀결되도록 도우시는 주님께서는

착한 목자이시기에

당신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당신의 성소자를 끝까지 지켜주실 것입니다.

마침내 그날,

당신과 함께 한 삶이 행복했다고 고백하도록 도우실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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