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주일 말씀 당겨 읽기

부활 제2주일 자비주일 <“그러니 즐거워하십시오”>

(2020. 4. 19 사도 2,42-27; 1베드 1,3-9; 요한 20,19-31)

 

오늘 베드로 사도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에게 생생한 희망을 주셨고

또한 썩지 않고 더러워지지 않고 시들지 않는

상속 재산을 얻게 하셨다고 말합니다.

그 결과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하느님을 찬미하며

온 세상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게 되었다고 선언합니다.

그러니 즐거워하십시오라고 당부합니다.

과연 그 희망과 상속재산을 얻은 즐거움 속에서 살고 계십니까?

 

오늘 복음은 부활하신 주님께서

아직도 겁에 질려 지내던 제자들을 찾아오신 사실을 전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없었던 토마스 사도를 위해서

거듭 방문하셨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매일 매일 매일... 미사에서 주님의 죽음을 기리고

거듭 거듭 거듭... 해마다 부활축일을 기념하는 우리 마음가짐은

어떤지 살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날 제자들이 두려워했던 이유는

주님의 말씀에 무지했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기억했다면

주님의 빈 무덤을 확인했을 때

부활의 증거임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감격하고 감사하고 기뻐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오늘의 삶이 힘겹게만 느껴진다면

오늘 주어진 이 시간이

어제에 이어지는 지루한 하루의 연장에 불과하다고 여겨진다면

아직 말씀을 깨닫지 못한 까닭이라 생각됩니다.

아직도 복음을 전폭적으로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말씀을 설마하는 마음으로 대충 대충 지나친다면

부활하신 주님을 데먼데먼한 마음으로 구경만 하고 있다면

정작 부활인의 기쁨을 누릴 수가 없을 것입니다.

주님을 사랑하고

누구보다 열정적인 믿음이 있더라도

말씀에 분명하게 마음의 눈을 뜨지 못하면 괴리감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얼마나 열심히 주님을 섬겼는데라는 전제에서

어떻게 나에게 이렇게 하실 수 있는지?”라는 원망이 싹트게 됩니다.

어떻게 주님이 이런 일을 허락하시는지?”라는 의문에서

어떻게 주님이 나에게 이런 손해를 보게 하실 수가 있는지?”라는

혼돈을 초래하게 됩니다.

때문에 말씀을 아는 것이야말로 믿음의 기초입니다.

말씀을 아는 것보다 우선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무리 교회 일에 열정을 가졌더라도

그 열심과 열성이 말씀보다 앞서면 주님의 일에는 장애가 될 뿐입니다.

 

말씀은 곧 주님이십니다.

말씀을 읽는 것은 곧 부활하신 주님을 뵙는 일입니다.

주님의 성심에서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자비를 입는 일입니다.

그 행복한 시간을 잃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개개인이 하루에 삼십 분씩은 꼭 그분을 뵙는 시간을 갖기 바랍니다.

말씀을 읽어서 깨닫고 변화됨으로 말미암아

마침내 우리 활평성당 교우 모두가

삶의 고난마저도 기쁨이 될 수 있다는 참 진리를 살아내기를 기대합니다.

말씀을 깨닫지 못했던 주님의 제자들이

두려워하고 슬퍼하던 지난날에서 완전히 돌아서

오직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삶을 살게 되었던 것처럼

꼭 그렇게 변화되시기를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형제님, 부활하셨습니까?

자매님, 부활하셨습니까?

이제는 새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하십니까?

부활하신 예수님을 쳐다보는 것만으로 삶에 활력이 넘치십니까?

말씀을 묵상하고 기억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기쁘십니까?

오늘의 상황이 나를 힘들게 할지라도

말씀 안에서 누리는 평화의 기쁨을 꺾지 못하리라는 것을 확신하십니까?

 

부활의 삶은 이렇게 당당합니다.

부활의 삶은 이렇게 담대합니다.

주님께로부터 온 이 부활의 힘으로 우리는 승리할 것입니다.

그러니 진심으로 즐거워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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