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주일 말씀 당겨 읽기

전교주일

(2019. 10. 20 이사2,1-5; 로마 10,9-18; 마태 28,16-20)

 

이사야가 예언한 말씀은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는 다름 아닌

하느님 뜻을 이루기 위해서인 것을 말해 줍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신 이유도

하느님의 뜻을 이루어드리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와 전혀 다른 것은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높으신 보좌, 찬송과 흠숭을 받을 그 자리를 떠나

이 땅에 오신 하느님이시라는 사실이고,

우리들은 욕망으로 뭉친 죄인인 까닭입니다.

 

다만, 주님의 산을 향하여, 야곱의 하느님 집을 향하여

당신께서 가르치시는 길로 나아감으로

주님의 빛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 이사야예언자는 하느님의 예언을 전하면서

얼마나 감격하고 놀라웠을까요?

그런데 그 감격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마음은 어떻고

또 생각은 어떤 것인지 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미사를 통해서 함께 기억하게 되기를 소원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가장 초보적인 일,

그러나 세상은 귀 막고 눈감은 일입니다.

세상에 드러나 보이는 주님의 정의를 제대로 인식하자는 것입니다.

주님은 세상의 왕으로 등극할 시점이 될 때쯤이면

언제나 그 자리를 떠나셨습니다.

 

우리의 지향도 그와 같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신 것이라 믿습니다.

인간이 추구하는 세상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주님의 시선으로,

주님의 걸음으로 나아갈 곳이

우리에게 마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 주신 것이라 믿습니다.

 

땅은 우리에게 높은 곳을 꿈꾸게 하고

결코 그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는 일이 능력이라 합니다.

더 높은 자리를 탐내는 일을 힘이라고도 합니다.

 

오늘 이사야가 전해 준 말, 사도 바오로가 일러 준 말씀이

내려 감의 지혜를 알려주는 까닭이 아닐까 싶습니다.

 

먼저 믿는 그리스도의 사람 중에서도

더러는 의심하는일이 비일비재한 것은 어찌된 까닭입니까?

어두운 세상을 향하여 예수님은 주님이시라고고백하며

그분께로부터 내려 온 권능의 삶을 살아가는 일에 멈칫거리는 까닭은

어찌된 일입니까?

하느님을 알 기회가 없는 사람들에게, 믿음을 통해서만 드러나는

하느님의 의로움을 드러내 증거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하느님의 뜻을 왜곡하는 세상을 향해서

그리스도인의 소리가 온 땅으로 우리의 말이 누리 끝까지 퍼져나가도록

살지 못한다면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알면서도 그분을 하느님으로 찬양하거나 그분께 감사를 드리기는커녕,
오히려 생각이 허망하게 되고 우둔한 마음이 어두워진”(로마 1,21)

이 세상에서 무엇을 하였느냐?’고 물으실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제자인 우리들을 떠나 하늘의 권좌에 오르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을 모시고 경배하는 우리 모두에게

당신의 권위를 내려 주셨습니다.

그분의 권위는 작아지는 것

내려가는 것

다 주는 것입니다.

때문에

높은 것을 사모하고 큰 것을 탐하며 움켜쥐기를 기뻐하는 이에게는

하느님 나라를 살아가는 일이 요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주신 권위는 우리가 낮아지고 작아지고 비워내는 방법에

지혜롭게 하는 까닭입니다.

복이란 받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복이 과하면 짐이 되고 가난이 되고 화가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는

이 자리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하느님나라를 잃고 살아가는 사람을 격려하고 위로하기 위해서

더 내려가고 더 작아지며 더 내어주기 위해서

계획되고 실천하는 모습이기를 진심으로 원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서 존재하는 까닭은

오직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함입니다.

 

너무 바빠서

너무 분주해서

찬미를 잊고

기도를 버리고

사랑을 잃는다면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사탄의 계략은 세상이 점점 바쁘게만 돌아가게 하는 일입니다.

틈 없이 분주해서

하느님을 잊게 만드는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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