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주일 말씀 당겨 읽기

연중 제24주일

(2019. 9. 15. 탈출 32,7-11.13-14; 1티모 1,12-17: 루카 15,1-32)

오늘 복음의 말씀의 잃었던 양은 바로 우리들입니다. 나 자신입니다.

잃어버린 은전을 찾기 위해 온 집에 등불을 켜서 비로 쓸어내시면서

구석구석 뒤지는 분이 우리 하느님이십니다.

나 하나를 찾으시고 그렇게 기뻐하신 하느님의 심정을

우리는 느껴야할 것입니다.

잃었던 양을 찾으시고 기뻐하셨던 그분의 마음을 느끼고

완전히 변화된 사랑의 삶으로 보답해 드린 사도 바오로의 삶이야말로

아버지께 가장 큰 기쁨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우리들도 하느님께 기쁨이었던

사도 바오로처럼 잘 살고 있는지 반성해 보는 오늘이 되었으면 싶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회심에 관해서는 모두들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만

바오로나 오늘 1독서에 나오는 모세는 하느님께 불리우고 찾아지지 않았다면
이 세상에서의 삶이 훨씬 더 안락하고 잘 나갔을 것이 확실한
소위 말하는 세상의 엘리트들이었습니다
.

그런 모세와 바오로가 회심하고 하느님 일을 하면서 당했던

수 없는 고비와 기맥힌 사연을 기억하면서

하느님께 불리움 받은 우리의 삶에 대해서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회심했을 때 그것은 바로 고난의 시작이었고,

바오로 사도가 회심하여 하느님의 새 사람이 되어서 받았던 것은

유다인들의 증오와 의심과 협박뿐이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교회에서조차 그의 회심을 믿지 않았고 달가와 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을 알고 영접해 드림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지 못했었다면

정말 치사해서등을 돌렸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완전히 항복하고 기쁘게 달려간 예수님의 공동체에서조차

반기지 않았을 때의 심정이 어떠하였을지는 쉽게 짐작이 됩니다.

한마디로 바오로 사도의 고난은

회심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세례받는 순간부터 행복 끝, 고통의 시작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회심을 믿지 않았으며,

오히려 배신으로 간주하고 그를 매장시키려는 음모가 뒤따르지 않았습니까?

그들은 그의 과거를 들추며 소란을 피웠습니다.

바오로는 그리스도로 완전히 무장한 사도이었음에도

늘 외롭게 자신의 처지를 설명해야했던 사실은

그의 편지들 안에 절절히 밝혀져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홀로 변호하면서 살아야했습니다.

과연 무엇으로 그 어렵고 치사하기까지 한 순간들을 견딜 것일까요?

바오로는 자기 자신의 과거.

하느님 교회를 핍박했던 사실을 한시도 잊지 않았습니다.

무슨 소리를 듣건, 어떤 일을 당하건

자기 자신이 지난 날 죄인이었음을 기억했습니다.

오로지 그분께 참회하는 마음으로 모든 일을 견디고 이겨냈습니다.

죄인 중에 죄인임을 자처하며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을 말 그대로 감지덕지 했던 것입니다.

이제 모세의 기도를 살펴보면 더욱 놀랍습니다.

하느님께서 모두를 쓸어버리고

너를 택하신다는 멋진 선포에도 미동하지 않고

그분의 자비에 애원하며

늘 어긋나고 자신을 힘들게 하는 이스라엘을 위해 기도합니다.

주위의 이런 저런 상황에 밀려 내 변호에만 열중하는 우리들일진데

가장 닮아야할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되었고

가장 닮기 어려운 모습인 것도 깨닫습니다.

영세인이 되었을 때, 길 잃었던 내가 돌아와서

아버지 앞에 무릎을 끓었을 때 드렸던 그 애절함 기억하십니까?

아버지, 저는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이제 저는 감히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할 자격이 없습니다”.

우리들의 고백은 이토록 아름다웠습니다.

하느님의 기쁨은 내가 회개했을 때나

위대한 사도 바오로가 회개했을 때나 똑같은 기쁨입니다.

그 기뻐하신 마음에 흡족하시도록

내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진지하게 반성할 수 있어야합니다.

남을 탓하기 전에 나 스스로가 주님 앞에 죄인임을 고백하고 기억합시다.

이로 인해서 얻어지는 어떠한 박해도

그리스도를 위해 달갑게 받아들인 바오로의 마음과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웃을 위해

주님께 애원한 모세의 기도를 닮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오늘의 내가 된 것은 하느님의 은총의 덕입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은총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나는 어느 사도보다도 더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내가 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주신 하느님의 은총으로 된 것입니다” (1고린 15,10)라는

바오로 사도의 고백은 우리들의 고백이고 지표이어야 합니다.

사랑은 거짓이 없어야 합니다.

악을 미워하고 꾸준히 선한 일을 하십시오.

형제의 사랑으로 서로 사랑하고

다투어 서로 남을 존경하는 일에 뒤지지 마십시오.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일하며

열렬한 마음으로 주님을 섬기십시오.

희망을 가지고 기뻐하며

환난 속에서 참으며 꾸준히 기도하십시오.

성도들의 딱한 사정을 돌봐 주고 나그네를 후히 대접하십시오.

여러분을 박해하는 사람들을 축복하십시오.

저주하지 말고 복을 빌어주십시오.

기뻐하는 사람이 있으면 함께 기뻐해 주고

우는 사람이 있으면 함께 울어주십시오.

서로 한 마음이 되십시오.

오만한 생각을 버리고 천한 사람들과 사귀십시오.

그리고 잘난체 하지 마십시오.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말고

모든 사람이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하도록 하십시오.

여러분의 힘으로 되는 일이라면 모든 사람과 평화롭게 지내십시오” (로마 12,9-1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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