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주일 말씀 당겨 읽기

연중 제14주일 <그리스도인은 파견된 자입니다>

(2019. 7. 7. 이사 66,10-14; 갈라 6,14-18; 루카 10,1-9)

 

바야흐로 휴가철이 시작됩니다.

어떤 휴가를 계획하셨는지요?

교우님 모두가 어디에서나 주님을 모시고

진정한 쉼의 시간을 가지시길 원하며 하나, 부탁을 드리려 합니다.

아무리 짐이 많아도 제발사 매일미사 책이라도 꼭 챙겨가 주십시오!

교회는 매일미사 책에 무려 열장이 넘는 지면을 할애하여

전국 방방곡곡 어디에서나

미사참례를 거르지 않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모든 신자들이 언제나 어디에서나 하느님께 찬미 드리기 원하는

이 간절한 원의를 팽개치지 말아주시길 바라고 바랍니다.

 

세상은 하느님께서 말씀으로 창조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곧 하느님의 권능이며 힘이며 노동이라는 사실은

내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요한 5,17)이라는

주님의 말씀으로 분명히 드러나는 사안입니다.

부지런히 일하시는 하느님이신 까닭일까요?

주님께서는

우리 인간을 그저 바라보는 장식품이 아닌 일꾼으로 빚으셨습니다.

 

일꾼이라니, 좀 성에 차지 않아 하실 분도 계실 수 있지만

사실인 만큼 고쳐 말하기가 곤란합니다.

오늘 복음도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라며

우리를 일꾼으로 칭하고 계십니다.

창세기는 하느님께서 첫 사람 아담에게 부여하신 직무가

에덴 동산을 일구고 돌보게 하셨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아담이 하느님을 배반하지 않았다면

인간은 하늘에서 계속 살았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잘 헤아려 실천해 나갔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른 일들을 즐겁게 수행하며 지냈을 것입니다.

말씀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그분의 크심을 찬미하며

우리에게 주신 만물의 이름을 지어주는 노동에 기쁘게 동참하였을 것입니다.

 

때문에 주님께서는 세상에 오시어

인간이 잃어버린 복된 노동의 작업을 일깨워주셨습니다.

그 복된 직무를 다시 수행하여

축복의 영예를 다시 되찾도록 하기 위하여

하느님 나라의 윤리와 도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당신 길을 따라 와야 한다고 알려주셨습니다.

 

나도 너희를 보낸다.”

당신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당신의 뜻에 따르는 이들에게

사명을 이행하도록 파견하십니다.

갇혀 있는 신앙인이 아니라

이웃을 찾아가 복음을 전하는 선교자가 될 것을 요구하십니다.

 

선교는

세상에서 평화를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도록 영의 시력을 되찾아 주는 일입니다.

예전의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복음으로 평화를 선물하는 일입니다.

하여 온 세상 모든 사람들이

매일 매순간

그분께서 창조하신 새것을 보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도록 돕는 일입니다.

 

제가 숫자 개념은 강하지 않는데 선교 사목국에 일하게 되면서

통계에 대해서 상당히 민감해졌습니다.

얼마 전에 거의 충격적으로 접한 통계가 있는데요.

다름 아니라 지금 우리 부산교구의 수계신자가

25년 전의 숫자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주일미사 참석수를 따지면 그 프로테지는 훨씬 떨어진다는 걸 고려하면

수적인 면에서 뒷걸음을 쳤다는 게 더 확실할 것입니다.

그만큼 냉담자가 증가했다는 사실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텐데요.

 

냉담을 하는 이유가

교리나 신앙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것이 문제로 꼽힙니다.

한마디로 세례를 받았지만

진정한 하느님 체험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의 방증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제일 사명은

주님께서 알려주신 기쁜 소식,

복음을 온 세상 어디에나 누구에게나 전하는 일입니다.

 

때문에 선교할 때에

우리가 세상의 중심에 파견된 당신의 제자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내 한 사람이 지핀 사랑의 불씨가 주변을 밝히고 따뜻한 온기를 전할 때만

비로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잊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기쁨은 다른 무엇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도록 일조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귀한 일이

영혼을 봉헌해 드리는 일인 만큼,

냉담자 회유를 위해서 좀 더 애를 써주시면 좋겠습니다.

 

따져보면 인간은 모두 하느님으로부터 땅으로 보내진 존재입니다.

오고 싶어서 세상에 온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걸 생각하면,

인간의 삶이 곧 그분께서 파견하신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삶이란

내 마음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바에 맞추어 살아가는 게

백번 옳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느님의 뜻을 잘 수행함으로써 평화와 행복을 누리는

여러분 되시길 진심으로 축복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 2019년 연중 제24주일 월평장재봉신부 2019.09.13 7
31 2019년 연중 제23주일 <우리 삶이 주님을 감동 시킵니다> 월평장재봉신부 2019.09.07 17
30 2019년 연중 제22주일 <‘나뉨’이 아니라 ‘나눔’입니다> 월평장재봉신부 2019.08.31 18
29 2019년 연중 제21주일 <주님을 ‘더욱’ 신나게 합시다> 월평장재봉신부 2019.08.25 13
28 2019년 성모 승천 대축일 <저희를 위하여> 월평장재봉신부 2019.08.12 32
27 2019년 연중 제19주일 <내 눈동자에 주님을 담는 ‘행복’> 월평장재봉신부 2019.08.12 13
26 2019년 연중 제17주일 <바로 내가 ‘주님께서 찾는 한 사람’ 입니다> 월평장재봉신부 2019.07.23 19
25 2019년 연중 제16주일 <하느님께 꾸어 드립시다> 월평장재봉신부 2019.07.18 23
24 2019년 연중 제15주일 <실천하는 사랑, 영원한 생명의 열쇠> 월평장재봉신부 2019.07.12 16
» 2019년 연중 제14주일 <그리스도인은 파견된 자입니다> 월평장재봉신부 2019.07.05 23
22 2019년 연중 제13주일 <교황주일, 주님께 행복을 선물합시다> 월평장재봉신부 2019.06.29 15
21 2019년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아브라함은 주님을 정말로 사랑했구나!> 월평장재봉신부 2019.06.22 15
20 2019년 삼위일체 대축일 <하느님, 예수님 그리고 우리> 월평장재봉신부 2019.06.13 42
19 2019년 부활 제6주일 <평화 줍기> 월평장재봉신부 2019.05.24 20
18 2019년 부활 제5주일 <“모든 것을 새롭게”> 월평장재봉신부 2019.05.19 34
17 2019년 부활 제3주일 <왜, 자꾸만 똑같은 질문을 하시나요?> 월평장재봉신부 2019.05.03 23
16 2019년 부활 제2주일 <하느님께는 죄인이 필요치 않습니다> 월평장재봉신부 2019.04.27 17
15 2019년 부활 대축일 <땅에서의 천국체험, 부활!> 월평장재봉신부 2019.04.17 33
14 2019년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부활의 선물, 준비하셨습니까?> 월평장재봉신부 2019.04.14 38
13 2019년 사순 제4주일 <우리는 새것이 되었습니다> 월평장재봉신부 2019.03.30 2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