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27 10:41

재의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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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우정성당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재의 수요일입니다.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은혜로운 사순시기를 시작하며 주님께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을 봉헌하고 기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부산교구 어느 본당 신부님의 홀로 미사 강론 말씀이 묵상이 되기에 퍼왔습니다. 한 마음으로 기도해야겠습니다.  
우정성당 가족들의 건강을 위하여 항상 기도합니다. 
백 안드레아 신부 드림
<부산교구 어느 본당 신부님의 홀로 미사 강론 말씀이 묵상이 되기에 퍼왔습니다. 한 마음으로 기도해야겠습니다. 우리 모두 일심으로 기도해야겠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성당 문을 닫게 했습니다. 이 새로운 질병이 닫아버린 성당 문을 바라보며, 이 적막한 성당의 검은 어둠 안에서, 오지 못하는 신자분들을 생각하면서 다시금 우리 신앙과 공동체의 소중함을 생각합니다. 
박해도 전쟁도 이겨낸 우리의 믿음이 이 새로운 질병 앞에서는 급기야 성당 문마저 닫는 초유의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박해 때에는 산골 깊은 곳에 숨어서라도, 전쟁 중에는 피난 가서라도 미사를 드렸고, 그렇지 못하면 신부님들과 교우들은 순교를 각오하고 성당을 지켰습니다. 
이제 텅 빈 성당을 바라보며 마치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패배한 패잔병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더군다나  오는 수요일은 주님의 거룩한 수난을 기리는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이기도 합니다. 
이 큰 기쁨과 거룩함이 속절없이 연기되고야 말았습니다.
우리 지역에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과연 주일 미사마저 중단해야 하는지 깊은 고민과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언론 보도를 유심히 보면, 더군다나 외국의 사례도 살펴보면, 과연 이런 정도로 주일의 은총을 포기한다면 과연 우리의 믿음은 무엇인가? 
고통 속에서 더 간절히 기도하고 주님의 은총에 의지하여야 마땅하다는 생각이 더 컸었습니다. 
예민하고 이기적인 반응을 제거하고 의학에 근거한 사실 만으로 사태를 보면, 우리는 좀 더 차분하게 대응해야 옳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건강이 좋지 않은 분들, 환자들, 노인들, 그리고 어린이들에게 만에 하나라도 질병이 번지면, 그리고 아직 감염되지 않은 분들이라도 행여 갖게 될 염려를 생각하면 약자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이 고려되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교구의 권유를 받아들여 주일미사를 비롯한 본당의 미사와 성당에서 행해지는 신앙 활동을 잠시 중단하기로 하였습니다.
오늘 주일 복음에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사랑의 실천을 구체적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뺨을 치는 사람에게 다른 뺨마저 돌려대고, 겉옷까지 내주며, 천 걸음이라도 함께 가고, 달라는 자에게 주면서 원수까지도 사랑해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이 말씀 앞에서 신종 코로나와 그 감염자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성찰해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의 사랑으로 이 사태를 대하고 있는가 살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사태가 일어나면서 처음에는 당황해하고 무서워하면서 이기적인 태도로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질병이 처음 생긴 곳을 비웃고 헐뜯기도 하고, 그 질병을 전파한 사람들을 비난하고 원망하였습니다. 이런 사태가 일어난 현실에 불평하면서 방역을 책임진 정부 부처와 의료기관에 성급한 주문과 비난을 표현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런 반응들은 우리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마음은 아닙니다. 
나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기를 바랐지, 감염된 확진자들과 그 가족들의 고통, 심지어는 목숨마저 잃은 사람들을 위하는 마음은 부족했습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그랬습니다. 이제라도 우리 신앙인들은 이 혼란과 고통 앞에서 우리의 본연의 자세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기도해야 합니다. 이 질병의 고통과 혼란에서 우리나라를 구해주시기를, 그리고 질병으로 고통받는 감염자들에게 치유의 은총이 내리시기를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이 질병에서 우리 성당 공동체를 지켜주시고, 우리가 이 혼란 속에서도 우리의 믿음을 잃지 않기를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복음서에는 수많은 예수님의 치유기적이 전해집니다. 
예수님께서는 손을 뻗어 잡아주시고 얹어주시고 큰 소리로 치유하시고 때로는 눈물을 보이시면서까지 질병에서 구해주셨습니다. 우리 신자들의 열심한 기도가 하늘에 닿아서 하루라도 빨리 이 혼란을 이겨내고 우리 사회가 안정을 되찾아 건강하고 행복한 나라가 되기를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성당에 오시지 못하는 이 기간 대규모의 공동체 미사 전례에서 느끼지 못하던 개인만의 고요한 기도 안에서 주님과 나누는 친교를 체험하시고, 예수님의 은총과 구원을 생각하면서 주님께 봉헌되는 거룩한 하루하루를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목자로서 여러분들, 우리 신자들 가정과 가족들 모두에게 주님의 은총이 내리셔서 그 영혼이 강건하고 또한 육신이 굳세지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강복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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