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04 13:48

가정교리 34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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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리 제 34 과 - 예수님은 왜 묵묵히 수난과 죽음을 받아들이신 거에요?

 

《바로 사랑 때문이에요. 예수님은 분명히 말씀하셨어요.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13)

 

누군가를 사랑하기로 결심하게 되면 많은 어려움을 받아들이고 이겨 내야 해요. 누군가 싸움이 싫다고 말하면 마치 그를 싸움에서 진 것처럼 취급하고 그를 놀리거나 괴롭히기도 하며 심지어 심한 폭력으로 그를 다치게 할 때도 있어요. 분명 이것은 올바른 모습이 아니에요. 어떠한 어려움과 고통도 받아들이는 사랑은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의 방법이에요.》(『Youcat 프렌즈』p.67)

 

구약성경의 즈카르야서를 보면, 이런 예언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딸 시온아, 한껏 기뻐하여라. 딸 예루살렘아, 환성을 올려라. 보라, 너의 임금님이 너에게 오신다. 그분은 의로우시며 승리하시는 분이시다. 그분은 겸손하시어 나귀를, 어린 나귀를 타고 오신다.”(즈카 9,9)

 

이 예언의 말씀대로 예수님께서는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셨습니다. 그러자 수많은 사람들이 “‘호산나!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복되시어라.’ 다가오는 우리 조상 다윗의 나라는 복되어라. 지극히 높은 곳에 호산나!” 하고 외치며 예수님을 열렬히 환호합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유다의 배반으로 예수님이 붙잡히시자 사람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고함을 질러댑니다. 그리고 로마 총독 빌라도는 군중들이 폭동을 일으킬까봐 두려워서 예수님께 사형을 선고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아무런 죄도 없이, 십자가에 못 박히는 억울한 죽음을 당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이미 십자가 죽음 이전에 철저히 사람들로부터 버림을 받았고, 모욕과 조롱을 받았고, 육체적으로 끔찍한 고통을 받으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십자가에 매달리신 상태로 이렇게 울부짖으셨습니다.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이런 극심한 고통과 죽음을 당하신 이유가 무엇인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요한 복음은 그 이유를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요한 3,16)

 

예수님께서도 친히 그 이유를 우리에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요한 10,11) “아버지께서는 내가 목숨을 내놓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신다. 그렇게 하여 나는 목숨을 다시 얻는다. 아무도 나에게서 목숨을 빼앗지 못한다. 내가 스스로 그것을 내놓는 것이다.”(요한 10,17-18)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13)

 

그 이유는 결국 사랑이었습니다. 하느님이 아드님을 그렇게까지 버려두신 것도, 예수님께서 침묵 가운데 끝까지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신 것도 바로 나를 향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이토록 하느님께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아야 합니다.

 

또 구약성경의 이사야서를 보면, ‘주님의 종’의 넷째 노래에서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그는 우리의 병고를 메고 갔으며 우리의 고통을 짊어졌다. 그가 찔린 것은 우리의 악행 때문이고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 우리의 평화를 위하여 그가 징벌을 받았고 그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다. 우리는 모두 양 떼처럼 길을 잃고 저마다 제 길을 따라갔지만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이 그에게 떨어지게 하셨다. 학대받고 천대받았지만 그는 자기 입을 열지 않았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털 깎는 사람 앞에 잠자코 서 있는 어미 양처럼 그는 자기 입을 열지 않았다.”(이사 53,4-7)

이사야서에는 이 ‘주님의 종의 노래’가 총 4 편이 등장하는데, 이 노래들은 모두 예수님에 대한 예언의 말씀들입니다. 특히 네 번째 노래는 예수님의 죽음을 가장 직접적으로 예언하고 있기에, 예수님의 죽음을 기억하는 성금요일의 주님 수난 예식 때 1 독서로 봉독됩니다.

예수님께서 묵묵히 수난과 죽음을 받아들이신 이유가 여기에 나옵니다. “학대받고 천대받았지만 그는 자기 입을 열지 않았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털 깎는 사람 앞에 잠자코 서 있는 어미 양처럼 그는 자기 입을 열지 않았다.”(이사 53,7)

 

예수님께서 침묵으로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받아들이신 것은 이사야서에 나오는 주님의 종의 노래가 그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였고,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