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14 09:56

가정교리 27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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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리 제 27 과 - 성부와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성령은 서로 다른 세 분의 하느님이신가요?

 

《아니에요. 하느님은 오로지 한 분이셔요. 다만 한 분이신 하느님이 세 분의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나타나신 거지요. 우리에게 보여 주신 세 모습, 즉 성부, 성자, 성령은 한 분이신 하느님으로 완전한 일치를 이루어요. 이런 놀라운 신비를 우리는 ‘삼위일체의 신비’라고 고백해요.

 

오로지 예수님을 통해서만 우리는 삼위일체 하느님을 알 수 있어요. 예수님은 하느님이시며 동시에 우리와 같은 인간이셔요. 그런데 그분은 당신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과 이야기를 나누셔요. 이 대화는 결코 혼자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리고 예수님은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 주기로 약속하셨어요. 우리에게 오신 성령도 성부와 성자와 마찬가지로 하느님이셔요.》(『Youcat 프렌즈』p.52)

 

‘삼위일체’Trinitas(영어: Trinity)라는 말은 성경에 나오는 말이 아닙니다. 4세기 초에 ‘아리우스’라는 사제가 예수님은 사람이지만 하느님은 아니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이 주장이 계속되면서, 많은 신자들이 아리우스를 따르기 시작했고, 교회 공동체는 분열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여러 주교님들이 모여서 회의를 열었는데(325년 니케아 공의회), 이 회의에서 아타나시오 성인이 예수님은 사람이면서 동시에 하느님과 본질이 같은 분이라고 주장했고(ὁμοούσιος, consubstantialis, 영어: consubstantial), 이 주장이 받아들여져서, 아리우스는 이단으로 판정을 받고 교회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여기서부터 삼위일체 교리가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초대교회 공동체는 이미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고백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사도 바오로는 코린토인들에게 보낸 두 번째 편지에서 이렇게 인사하고 있습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기를 빕니다.”(2코린 13,13) 이 인사말은 미사 전례에 그대로 들어와서 지금도 사제는 이 인사말로 미사를 시작합니다.

하느님과 아들 예수님과 성령님은 서로 다른 분이지만, 똑같은 하느님이라는 말은 우리의 머리로 이해해야 하는 교리가 아니라, 우리가 믿어야 할 신앙의 신비입니다. 하느님께서 아들 예수님을 이 세상에 보내지 않으셨더라면, 또, 성령을 보내지 않으셨더라면 우리가 알 수 없었을 신비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먼저 알려주시는 분이십니다.(=계시Revelatio, 영어: Revelation)

사도 요한은 하느님께서 외아들 예수님을 이 세상에 보내주신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요한 3,16-17)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우리는 이 말씀대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습니다. 세례를 받기 위해서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 하느님을 믿고 고백해야 합니다.

우리는 성경을 통해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이 세상과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분이며, 인간에게 먼저 당신을 알려주시고, 이스라엘 백성과 계약을 맺으셔서 이스라엘 백성의 하느님이 되셨습니다. 구약성경은 바로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이 맺은 계약의 책입니다. 이렇게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의 하느님으로 계셨습니다. 사실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과 계약을 맺으신 것은 온 세상 사람들에게 당신을 알리기 위한 도구로서 이스라엘 백성을 선택하신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때가 차자 하느님께서는 외아들 예수님을 이 세상에 보내주셨습니다. 이 아들 예수님을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을 알고 믿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로 우리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된다는 것을 알고 믿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가르쳐 주셨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시며, 늘 우리와 함께 계시는 분이라는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또 예수님은 성령의 존재도 우리에게 알려 주셨습니다.

이렇게 예수님을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와 아들 예수님과 성령님을 모두 알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과 아들 예수님과 성령님께서 서로 다르지만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은 사랑 때문입니다. 하느님과 예수님은 사랑으로 늘 일치해 계셨습니다. 성령님은 하느님과 예수님을 하나되게 만드는 사랑과 일치의 영이십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그런데 사랑은 주고받고 나눌 수 있는 또 다른 누군가가 있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아들 예수님이 계시고, 두 분을 사랑으로 일치시켜주는 성령님께서 계십니다.

 

그러므로 삼위일체 신비의 해답은 결국 사랑입니다. 우리도 사랑을 할 때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것을 경험합니다. 사랑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을 우리는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아들 예수님을 이 세상에 보내주신 것도, 성령님을 보내주신 것도 결국은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신 것도 당신과 아들 예수님과 성령님의 사랑을 우리에게 나누어 주시기 위해서였습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결국 나도 하느님처럼 자신을 나누면서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정말 우리 자신을 나누면서 다른 사람들을 사랑할 때, 우리는 진정 삼위일체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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