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24 19:11

가정교리 54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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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리 제 54 과 - 왜 교회를 ‘거룩하다’고 고백하나요?

 

《참으로 거룩하신 분은 오직 하느님뿐이에요. 교회가 거룩하다고 말하는 것은 하느님이 교회를 통하여, 교회 안에서 활동하시기 때문이에요. 하느님에게서 오는 모든 것은 거룩해요. 이 땅에 하느님에 의해 빛을 받은 모든 것은 거룩해요.

 

성당이나 수도원, 성지와 같이 우리 주위에는 거룩한 장소들이 있어요.

 

세례나 첫영성체 그리고 성당에서의 혼인처럼 거룩한 순간들도 있어요.

 

또한 이 세상에 정말로 큰 사랑을 보여 준 거룩한 사람들, 즉 ‘성인’들도 있어요. 사람들은 그들을 하느님에게서 온 이들이라고 부르지요.

 

그러나 교회가 거룩한 이유는 오로지 하느님의 은총 때문이에요. 그래서 교회에 다닌다고 무조건 성인이 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가 받은 신앙은 우리가 성인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답니다.》(『Youcat 프렌즈』p.99)

 

우리는 ‘신앙고백’에서 “거룩한 교회를 믿나이다.” 라고 고백합니다. 교회가 ‘거룩하다’Sanctus(영어: Holy), 곧 성스럽다는聖性 것은 가장 본질적인 특성입니다. 그런데 교회의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면, 많은 문제들과 어려움이 있었고 암흑과 같은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의미에서 교회가 거룩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요? 또, 죄 많은 인간들로 구성된 교회가 거룩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교회에 속해 있는 모든 사람이 다 죄인인데, 어떻게 교회가 거룩할 수 있는 것일까요?

 

바오로 사도는 에페소 신자들에게 편지를 보내며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사랑하시고 교회를 거룩하게 하시려고 당신 자신을 바치셨습니다.”(에페 5,25-26) 이 말씀 그대로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당신 자신까지 전부 다 내어놓으실 만큼 교회를 사랑하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교회가 거룩한 이유입니다.

 

교회가 거룩한 이유는,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마르 1,24)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불가분의 관계로 교회와 하나 되어 계시기 때문입니다. 또 교회가 거룩한 이유는 깨끗하게 하고 변화시키며 새롭게 하시는 성령께서 교회를 이끌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또 교회가 거룩한 이유는 우리 인간의 공로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교회를 거룩하게 만드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회에 속해 있는 우리 인간은 모두 죄인입니다. 죄인인 우리들은 하느님에 의해서 변화되고 쇄신되며 거룩하게 되도록 하느님께 자신을 의탁하라고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거룩한 교회는 죄인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교회는 그 누구도 거부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초대합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와 호의와 용서에 자신을 내맡기도록 모든 사람을 초대합니다.

 

교회에서 우리가 만나는 하느님은 무자비한 심판관이 아니십니다. 루카 복음서의 비유(루카 15,11-32 참조)에 나오는 자비로운 아버지와 같은 분이십니다.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의 집을 떠나 그분에게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와있는 아들처럼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다시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하고 말할 용기를 낸다면, 하느님은 우리를 만나러 오실 것입니다. 그분은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는 아버지이시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몇몇 사람의 집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집입니다. 교회 안에서는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 죄인, 무관심한 사람, 자신감을 상실하고 용기를 잃어버린 사람을 비롯한 모든 사람이 마음에서부터 쇄신되고 변화되며 거룩하게 될 수 있습니다. 교회는 그 안에 속한 모든 이가 거룩해 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특히 고해성사와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가 예수님을 만날 수 있게 해주며,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주고, 모든 이를 향한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 안에서 살아가도록 이끌어 줍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느님께로부터 거룩해지라는 소명을 받았습니다. 거룩함은 어떤 특별한 일을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활동하시도록 나의 모든 것을 그분께 맡겨드리는 데 있습니다. 거룩함은 우리의 나약함과 비참함이 하느님 은총의 힘과 만나는 데 있습니다. 또 거룩함은 우리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그리고 이웃에게 봉사하기 위하여 사랑을 실천하고 모든 일을 기쁨과 겸손으로 행할 수 있도록 이끄시는 하느님의 활동을 신뢰하는 데 있습니다.

 

또한 사랑은 우리 모두가 하느님께 부르심을 받은 거룩함의 핵심입니다. 사랑은 우리가 거룩해질 수 있는 모든 길을 이끌고 가르쳐서 그 목표에 도달하게 해 줍니다. 이것을 아기 예수의 데레사 성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교회가 여러 다른 지체들로 이루어진 몸이라고 한다면 거기에는 반드시 가장 필요하고 가장 고귀한 지체가 있으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곧, 교회가 심장을 가지고 있고, 그 심장은 사랑으로 불타오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오직 사랑만이 교회의 지체들을 움직이게 하며, 만일 이 사랑의 불이 꺼지게 되면 사도들은 더 이상 복음을 전파하지 못할 것이고, 순교자들은 자신의 피를 흘리려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랑은 모든 부르심을 포함하며, 사랑은 모든 것이고, 사랑은 모든 시대 모든 장소를 끌어안고 있다는 것을, 한마디로 사랑은 영원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자서전 유고』B,3v)

 

※ 이 주제에 대해 더 배우고 싶은 분은 다음 강의를 참고하세요.

Christianus cogitans 16 -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1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