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8 09:42

가정교리 52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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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리 제 52 과 - “성당에 다닌다.”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누군가에게 성당은 단지 사람들이 드나드는 건물에 불과하기도 해요. 하지만 성당에 들어간다는 것은 우리를 기다리시는 예수님께 다가가는 것이며 성당에서 나오는 것은 예수님과 함께 다른 이들을 만나러 간다는 뜻이에요.

 

성당을 떠올릴 때 단순히 건물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예수님께 속한 모든 사람, 그들이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것이 바로 교회에요.》(『Youcat 프렌즈』p.95)

 

니케아 콘스탄티노플 신경은 “하나인 교회를 믿는다.”고 고백합니다. 곧 교회는 하나이며 본질적으로 단일성을 지녔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가톨릭교회는 모든 대륙에 흩어져 있으며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지닌 삼천여 개의 교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상 곳곳에 교회 공동체가 흩어져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수많은 가톨릭 교회 공동체가 하나로 일치하고 있습니다.

 

온 세상에 흩어져 있는 가톨릭교회는 신앙과 희망과 사랑에서 단일성을 지니며, 성사와 직무에서도 단일성을 지닙니다. 우리가 이 세상 어디를 가든지, 아주 작은 본당이든 세상에서 가장 외진 지역이든 상관없이 단 하나의 교회가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한 분이신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신앙으로 형제자매인 신자들이 함께하는 집이며 가정입니다.

 

교회는 단 하나이며 모든 사람을 위해 존재합니다. 유럽 사람을 위한 교회, 아프리카 사람을 위한 교회, 아시아 사람을 위한 교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세상 어디든 단 하나의 교회만 있을 뿐입니다. 이 단 하나의 교회를 ‘보편 교회’라고도 합니다. 이 보편 교회가 세상 곳곳에 흩어져 있는 것을 ‘개별 교회’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분리된 두 가지의 개념이 아니라 단 하나의 교회를 두고 다르게 표현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리스도교의 역사에서 과거는 물론 지금도 교회의 단일성은 유지되지 않고 있습니다. 교회의 일치를 해치는 몰이해, 분쟁, 갈등, 그리고 분열이 때때로 발생합니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그리스도인들 사이의 분열, 곧 가톨릭교회 신자와 동방 정교회 신자와 개신교회 신자 사이의 분열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교회 일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겨 줍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정말 일치를 필요로 합니다. 지금은 우리 모두에게 일치와 화해와 친교가 절실히 필요한 시대입니다. 교회는 본질적으로 친교의 공동체이며 집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교회를 이루어 살아가는 신자들에게 이렇게 권고하고 있습니다.

 

“주님 안에서 수인이 된 내가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여러분이 받은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주며, 성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 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쓰십시오.”(에페 4,1-3)

 

사도 바오로가 말하고 있는 겸손과 온유, 인내심 그리고 사랑이 바로 일치를 유지하는 길입니다. 그래서 이 길이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해야 할 길이며, 교회가 걸어가야 할 길입니다. 오만과 허영과 시기와 질투에 맞서는 겸손과 온유, 인내심, 그리고 사랑만이 일치를 이루고 지켜나가는 길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계속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부르실 때에 하나의 희망을 주신 것처럼, 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이고 성령도 한 분이십니다. 주님도 한 분이시고 믿음도 하나이며 세례도 하나이고, 만물의 아버지이신 하느님도 한 분이십니다.”(에페 4,4-6)

 

이처럼 교회는 하나입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험담과 뒷담화는 본당과 공동체와 교회를 해롭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 것들은 다른 누군가와 교회에 상처를 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사람에 대한 험담이나 뒷담화를 하지 않도록 늘 노력해야 합니다.

 

치프리아노 성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랑을 지니고 있지 못하는 사람은 하느님을 모시지 못합니다. 하느님의 교회 안에서 서로 한 마음으로 있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하느님과 함께 머무를 수 없습니다.”(『가톨릭 교회 일치』14)

 

교회 안에서의 일치는 우리의 인간적인 노력으로만 이루어지는 결과물이 아니라 다양성 안에서 일치를 이루시는 성령의 선물입니다. 그러므로 일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도입니다. 우리는 교회 공동체 안에, 내가 속해 있는 본당 공동체 안에 언제나 성령께서 내려오시어 일치를 이루어 주시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음을 모아 이렇게 기도합시다. “주님, 저희가 분열의 도구가 되지 않게 하시고 언제나 더 깊이 서로 일치하게 해 주십시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이 평화의 기도에서 청한 것처럼, 저희가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가져오는 도구가 되게 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