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1 10:22

가정교리 49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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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리 제 49 과 - 성령이 계신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어요?

 

《우리는 성령이 주시는 기쁨과 힘과 용기를 통해서 그분이 활동하고 계신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성령은 우리에게 언제나 올바른 지혜를 가르쳐 주시고 우리가 올바른 일을 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요.

 

오순절 날, 사도들은 성령을 충만히 받았어요. 처음에 그들은 두려움에 떨며 다락방에 숨어 있었는데 갑자기 불꽃 모양의 성령이 그들에게 내려오셨어요. 사도들의 마음속에 두려움은 사라지고 놀라운 기쁨으로 가득 차게 되었지요.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성령께서 표현의 능력을 주시는 대로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였다.”(사도 2,4) “사람들은 제자들이 말하는 것을 저마다 자기 지방 말로 듣고 어리둥절해하였다.”(사도 2,6)

 

예루살렘에 있던 사람들에게 이 일은 너무나 신비로운 사건이었어요. 그래서 그날 3천 명가량이나 되는 이들이 회개하고 세례를 받았어요. 오늘날에도 성령은 이 세상에 거룩함을 가져다주고 계셔요. 그분은 끊임없이 놀라운 기적들을 행하시며 이 세상에 특별한 은사를 베풀고 계셔요.

 

이는 마치 우리가 선한 일을 하도록 우리의 마음을 뜨겁게 만드는 불꽃과 같아요. 우리는 때때로 양심을 통해 성령을 느낄 수 있어요. “자, 이것을 하렴! 어서 가서 도와줘! 너도 가서 함께 해야지!”

 

또 성령은 우리 영혼에 머무시어 조용히 우리를 부르는 잔잔한 목소리와도 같아요. 성령은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키고 우리가 선한 사람이 되도록 끊임없이 이끌어 주시는 분이에요.》(『Youcat 프렌즈』p.90-91)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만찬 때에 제자들과 대화를 나누시면서,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나신 다음에 그들에게 하느님의 선물인 성령을 보내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요한 15,26 참조) 이 약속은 오순절에 실현되었습니다. 오순절 날 한자리에 모여 있던 제자들 위로 성령께서 내려오신 것입니다. 이 성령 강림은 그날 그 순간에만 한정된 사건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새롭게 이어지고 있는 사건입니다.

 

성령님께서는 삶의 여러 가지 상황에서 우리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십니다. 또 성령님께서는 예수님이 말씀하신 모든 것을 우리가 기억할 수 있도록 해 주시고 동시에 우리가 그 말씀을 이해하게 해 주십니다. 또한 우리가 그 말씀의 의미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우리는 모두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순간순간 한 가지 생각이나 이어지는 또 다른 생각이 성령의 한 대목과 연결되는 때가 있습니다.

 

또 성령님께서는 우리가 기도 안에서 하느님과 이야기를 나누게 하십니다. 기도는 우리가 무상으로 받은 선물입니다. 기도는, 우리 안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고 우리가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게 해주시는 성령 안에서 하느님과 나누는 대화입니다.(로마 8,15; 갈라 4,6 참조)

 

성령님은 ‘하느님의 가장 위대한 선물’입니다.(요한 4,10 참조) 하느님의 선물인 성령님은 당신을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다양한 영적 선물을 베풀어 주십니다. 교회는 성령의 은사(또는 은혜)를 일곱 가지로 구분합니다. ‘일곱’이라는 숫자는 상징적으로 ‘충만함, 완전함’을 뜻합니다.

 

성령님의 첫째 은사는 ‘지혜’입니다. 이것은 인간적인 이해와 체험의 열매인 지혜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말하는 지혜는 ‘모든 것을 하느님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은총’입니다. 단순하게 표현하면, 하느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입니다. 세상의 온갖 상황과 모든 문제를 하느님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성령님의 둘째 은사는 ‘통찰’입니다. 이것은 인간적 지성, 다시 말해서 우리가 저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 타고난 지적 능력이 아닙니다. 여기서 말하는 통찰은 성령께서 부어주시는 은총으로, 신앙인들이 현실을 넘어서서 나아갈 수 있고, 하느님의 지극히 깊은 뜻과 그분의 구원 의지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해 주는 것입니다.

 

성령님의 셋째 은사는 ‘식견’(또는 깨우침)입니다. 이것은 성령께서 우리 마음을 비추시고 우리가 올바른 방식으로 말하고 행동하게 하시어, 당신을 따라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를 깨닫게 해 주는 은혜입니다. 식견의 은사는 우리가 주관적인 시선으로만 주변의 것들을 판단하는 편견과 개인주의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우리는 이렇게 기도할 수 있습니다. “성령님, 저를 도와 주십시오. 저에게 당신의 깨우침을 주십시오. 지금 제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려 주십시오.”

 

성령님의 넷째 은사는 ‘용기’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나약한 우리를 굳건히 서게 하기 위해 언제나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그리고 ‘용기’의 은사를 통해 우리를 굳건하게 해 주십니다. 성령께서는 용기의 은사로 우리의 마음을 구속하는 온갖 두려움과 무감각과 불확실함에서 해방시켜 주시고, 주님의 말씀을 기쁘게 또 올바르게 실천할 수 있게 해 주십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어려운 시기와 극단적인 상황도 찾아오는데, 그럴 때 용기의 은혜가 빛을 발하게 됩니다.

 

우리의 인생과 가족과 신앙을 위해서는 일상의 삶에서도 굳건해야 하고 용기가 필요합니다. 성 바오로 사도는 우리 마음에 깊이 와 닿는 말씀을 남겼습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리 4,13)

 

성령님의 다섯째 은사는 ‘지식’입니다. 지식이라는 말을 우리는 주변 현실을 더 정확히 파악하고 자연과 우주를 지배하는 법칙을 발견해 내는 인간의 능력 같은 것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성령께서 주시는 지식은 인간적 차원의 앎에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창조된 세계를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과 그분의 위대하심, 그리고 모든 피조물과 하느님 사이의 깊은 관계를 파악하도록 우리를 이끌어 주는 특별한 선물입니다.

 

성령께서 우리의 눈을 밝혀주시면, 우리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우주의 광대함 속에서 하느님을 바라볼 수 있고, 만물이 어떻게 하느님과 그분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성령님의 여섯째 은사는 ‘공경’입니다. 공경의 은혜는 우리의 마음에 하느님을 향한 감사와 찬미를 불러일으킵니다. 이것이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예배와 경배의 이유이며 가장 근본적인 의미입니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하느님의 현존과 우리를 위한 그분의 사랑 전체를 감지하게 해주시면, 우리의 마음이 뜨거워져서 자연스럽게 하느님께 기도와 찬미를 바치게 됩니다. 그러므로 공경은 고유한 신앙의 정신, 하느님과 그분 자녀 사이의 친교, 마음이 겸손한 이들이 지닌 단순함과 사랑으로 기도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성령님의 일곱째 은사는 ‘하느님에 대한 경외’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경외는 두려움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이 우리의 아버지이시며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의 구원을 바라시며 언제나 우리를 용서하신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두려워해야할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오히려 하느님께 대한 경외는, 우리가 하느님과 그분의 사랑 앞에서 참으로 작은 존재라는 것과, 신뢰와 공경의 마음으로 겸손하게 하느님의 손에 우리 자신을 내맡기는 데 우리의 행복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게 하시는 성령의 선물입니다.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시는 하느님 아버지의 선하심에 우리 자신을 내맡기는 것, 이것이 바로 하느님께 대한 경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