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9 10:00

가정미사 강론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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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성 바오로 사도는 사랑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사랑은 성을 내지 않고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1코린 13,5)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권고 『사랑의 기쁨』에서 이 말씀을 다음과 같이 해설했습니다.

 

“이것은 외부의 어떤 것에 자극을 받아 분노가 치미는 내적인 반응을 가리킵니다. 또한 이것은 내부에서 일어나는 폭력적인 반응, 곧 다른 사람을 마치 피해야만 하는 불쾌한 적으로 여기며 우리 자신을 그들로부터 방어하려는, 드러나지 않는 분노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내적인 적대감을 키우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습니다. 이것은 사람을 병들게 하여 결국에는 고립시켜 버릴 따름입니다. 분노는 우리가 심각한 불의에 맞서도록 할 때에는 유익하지만 다른 사람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스며들어 있다면 해롭습니다.”(103항)

 

가정 안에서 가족 서로 간에 이런 분노가 오간다면 그 가정은 함께 살아가는 것이 매우 힘들고 어려울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불의에 맞서는 분노 이외의 다른 분노들은 우리에게 해로운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가정 안에서 가족끼리도 서로에게 잘못하거나 실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에 반응하는 우리의 태도가 곧바로 폭력적이거나 분노로 표출된다면, 그것을 보는 가족에게는 공포와 두려움만 생겨나게 됩니다. 이해받고 용서받는 경험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폭력은 그 어떤 경우에도 하느님의 뜻에 맞지 않는 것입니다. 물리적인 폭력이든 신체적인 폭력이든 언어 폭력이든 나 혼자만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폭력적 반응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폭력은 하느님의 뜻에 맞지 않고, 그 결과도 좋지 않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갑작스럽게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감지하는 것과 그 화에 굴복하여 그것이 우리 태도에 스며들도록 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화가 나더라도 죄는 짓지 마십시오. 해가 질 때까지 노여움을 품고 있지 마십시오.’(에페 4,26) 저는 가정을 평화롭게 하지 않은 채로 하루를 마무리하지 말 것을 간곡히 권유합니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평화롭게 할 것인가? 무릎을 꿇어서? 아닙니다! 단지 작은 몸짓, 사소한 것으로 가정의 화목을 되찾게 될 것입니다. 말없이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가정이 평화롭지 않은 채로 하루를 마무리해서는 안 됩니다.’”(104항)

 

교황님은, 우리가 갑작스럽게 화가 치밀어 오를 수는 있지만, 그 화에 굴복하여 우리가 폭력적인 자세와 태도를 취하는 것은 안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가정이 평화롭지 않은 채로 하루를 마무리하지 말 것을 권고하십니다. 가족끼리 서로 싸웠거나 서로에 대하여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을 때 그 상태로 그냥 하루를 마감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그만큼 관계 회복이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교황님은 단지 작은 몸짓과 사소한 것으로도 가정의 화목을 되찾을 수 있다고 하십니다. 가정 안에서 싸움이나 감정적인 충돌이 발생한 이후에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거창하고 대단한 화해 예식이나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말씀입니다. 화해를 위한, 또 용서를 청하기 위한 작은 몸짓과 사소한 말 한마디로도 충분히 화목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런 작은 노력도 전혀 하지 않을 때 끊임없이 문제가 발생합니다.

 

교황님은 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불러일으킨 분노에 대한 내적인 반응은 무엇보다도 진심으로 복을 빌어 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곧 다른 사람의 복을 바라고 하느님께서 그를 자유롭게 해 주시고 치유해 주시도록 기도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축복해 주십시오. 바로 이렇게 하라고 여러분은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복을 상속받게 하려는 것입니다.’(1베드 3,9) 우리가 악과 싸워야 한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그러나 내면의 폭력은 언제나 거부해야 합니다.”(104항)

 

교황님은 우리의 내면에 올라온 분노에 대한 해결책으로 기도를 제시하십니다. 나에게 분노를 일으킨 사람을 위해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나에게 분노를 일으킨 이유는 그가 온전히 자유롭지 못하고 치유가 필요한 부분이 있기에, 하느님께서 그를 자유롭게 해 주시고 치유해 주시도록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누구나 다 온전히 자유롭지 못하고, 치유가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것은 본인의 개선 의지 노력만으로 온전히 자유로워질 수 있고, 치유될 수 있는 차원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도우심과 은총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것은 기도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나의 인간적인 의지와 노력에 기도를 통한 하느님의 도우심과 은총으로 우리가 조금씩 더 자유로워지고 치유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에게 분노를 유발한 사람을 위해서도 기도해줘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내면의 폭력은 또 다시 발생할 것이며, 그것은 나 자신과 우리 가정에 계속해서 상처를 남기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