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25장에는 ‘희년’에 관한 법이 나옵니다. 희년이란 오십 년마다 선포되는 은총의 해를 가리킵니다. 희년이 선포되면 모든 토지와 집은 원래의 주인에게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땅은 하느님께 속한 것”이기에 땅에 대한 권한을 사고 파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또한 희년에는 종들을 해방해 주어야 했습니다. 모든 히브리인은 자신들을 이집트 종살이에서 해방시키신 하느님께 속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종살이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되었기 때문입니다.
희년의 정신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하느님의 것을 하느님께 돌려드려라.”는 것입니다. 땅도, 그 땅의 소출도 그리고 사람도 결국 하느님께 속한 것이니, 아무도 이들을 자신의 소유라고 여기지 말라는 것이 성경의 근본정신입니다. 희년법은 구약성경 전체에 흐르는 평등과 정의의 정신을 가장 훌륭하게 요약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오늘 나자렛의 회당에 가신 예수님께서 이사야서의 한 대목을 찾아서 읽으십니다. “주님의 성령이 나에게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그리고 “오늘 이 성경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 이루어졌다.”고 말씀하시면서, 이제 당신과 함께 참된 은총의 때, 참된 희년이 시작되었음을 선포하십니다.
내 소유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결국 내 것이 아님을 우리는 언젠가 깨닫게 될 것입니다. 내가 숨 쉬고 움직이며 살아가는 모든 것은 그분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분께 모든 것을 돌려드리는 정신이야말로 은혜로운 시기를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오늘 내일 날씨가 상당히 춥다고 합니다. 새벽부터 일터로 나가야 하는 분들, 환자들과 그들을 돌보는 의료진의 노고를 생각하면, 따뜻한 방에 머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 드는 요즘입니다. 며칠 남지 않은 성탄시기를 기도하며 기쁘게 잘 보내시기를 빕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