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성당 주변을 조심스레 걷기 시작했습니다. 배산도 한 바퀴 돌아보았고, 온천천과 수영강 주변도 한 시간 정도 걷기 시작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산을 오르고 걸어가는 건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불편하지만 조심스레 희망을 걸고 그렇게 길 위에서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제 서울교구가 미사 재개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걸으면서 그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이제 바빠지는 것인가. 그래서 걷는 시간도 줄어드는가. 잠시 스쳐가는 생각들을 내려놓으면서 저녁 묵상을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전의 나의 게으름, 부족하고 나약함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이야기하는 빛으로 나아가는 부분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죄의 근원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우리의 삶이 어디로 방향 지워져 있는가. 악한 생각과 마음을 쉽게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빛 안에 살아간다는 긴장을 늘 유지해야 합니다. 어둠 아래에 머무르고 거기로 이끌려가는 삶이 아니라 우리 신앙인은 빛을 기억하고 붙잡아야 하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시기입니다. 그것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삶은 늘 긴장인 것 같습니다. 어떤 것이 어떻게 다가오는가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나는 어디로 방향을 두고 있는지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부활은 그 기분 좋은 긴장을 유지해야 합니다.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빛으로 나아간다.”(요한 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