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성주간 월요일입니다. 해마다 성주간의 미사독서로 이사야 예언서의 <주님의 종의 노래>를 듣습니다. 주님의 종의 노래는 모두 네 개의 노래가 있는데, 오늘 독서는 그 중에서 첫 번째 노래입니다.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그는 내가 붙들어 주는 이, 내가 선택한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내가 그에게 나의 영을 주었으니, 그는 민족들에게 공정을 펴리라.” 여기서 ‘주님께서 선택하신 이’, ‘주님의 영을 받아 민족들에게 공정을 펴는 이’는 구약성경의 관념에 따르면 임금에게 주어지는 사명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이 주님의 종은 세상의 임금과는 다릅니다. “그는 외치지도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으며,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가는 심지를 꺼버리지 않는” 임금입니다.
이사야서가 말하는 주님의 종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아 있습니다. 그분은 온 세상의 왕이시지만, 군림하고 호통 치는 왕이 아니라 십자가를 짊어지는 왕이십니다. 그 십자가를 통해, 부러진 갈대 같은 우리 인생, 꺼져가는 심지 같은 우리 인생은 구원을 얻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그분처럼, 남 위에 군림하려 하지 말고,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을 돌보시는 주님의 종의 마음을 닮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신자 없이 드린 어제 성지주일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하신 말씀이 인상 깊게 다가옵니다. “젊은이 여러분, 지금 이 시기에 얼굴을 드러내는 참된 영웅들을 바라보세요. 인기와 돈, 성공으로 무장한 영웅들이 아니라 타인을 섬기기 위해 자기 자신을 바치는 진짜 영웅들 말입니다.” *
한 사람이라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전 세계의 의료진과 봉사자들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