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기도합시다

   

부산교구 해양사목 담당 신부

이균태 안드레아

 

바다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이 신부, 해양사목 가서도 열심히 살아라.” 지난 927일 교구청에서 있었던 20169월 부산 교구 사제 인사 발령 후 인수인계식 때에 손삼석 보좌주교님께서 저에게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930, 공식적으로 천주교 부산교구 해양사목 담당 신부로 부임을 했습니다. 부임 당일, 1당 천을 넘나드는 해양사목 사목회원님들의 열화와 같은 환영을 받았지만, 점심 식사를 마치자마자, 저는 메리놀 병원에 입원을 했고, 1022일이 되어서야 퇴원을 했습니다. 복숭아뼈에 생긴 종기를 제거하느라, 수술을 받고,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염려와 기도 덕분에 현장에도 나갈 만큼 이제 건강을 다시 회복하고 있습니다.

 

23일 동안 제 병실 창문으로 보이는 남항대교와 북항대교, 그리고 국제 여객 터미널과 여러 부두의 시설들과 여러 종류의 배들은 해양사목을 맡게 된 저에게 많은 말들을 건네 오는 것 같았습니다. 인수인계 때에 보좌 주교님께서 하셨던 말씀-“바다는 넓고 할 일은 많다.”-이 제 가슴 속에 들어와 박힌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막 해양사목 일을 시작하는 새내기로서, 업무를 파악하고, 현장에 익숙해지는 것도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그보다 가장 먼저 필요한 일은 기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제가 사목해야 할 곳들을 하나하나 돌아 보면서, 관할구역의 광활함에 놀라고, 함께 삶을 나누고, 함께 하느님을 찾고,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 때로는 하느님께 볼멘소리, 한숨 소리도 들려드려야 할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음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그리고 추수할 것은 많으나, 추수할 일꾼이 부족하구나. 너희는 먼저 추수할 일꾼을 보내달라고 기도하여라.”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이 나를 위한 말씀이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랑하는 해양가족 여러분,

신임 해양사목 담당 신부로서 저는 여러분을 맨 먼저 기도의 생활화로 초대하고 싶습니다. 매일 저녁 9, 해양인을 위한 기도를 함께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저는 제 핸드폰에 저녁 9시 알람을 맞추어 놓고, 해양인을 위한 기도를 지난 930일부터 바치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함께 공간은 공유하지 못할지라도, 시간을 공유할 수 있다면, 저녁 9시마다 함께 기도하는 우리 부산 교구 해양가족을 하느님께서 보시며 빙긋이 웃으실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실 겁니다. “내 아들 닮으려고 너희들이 이렇게 모였구나. 아유~~ 이뻐라.”

 

바다의 별이신 성모님의 전구와 함께 해양 가족 여러분 모두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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