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는 이야기
2023.05.23 13:25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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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진이라고 옛날 왕들은 당대 가장 뛰어난 화공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그림으로 남겼습니다. 오늘날 사진기술이 없었기에, 덕분에 몇백년 후손인 우리가 세종대왕이나 정조대왕의 얼굴을 짐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왜 굳이 자신의 얼굴을 기록에 남겼을까요? 미모가 빼어난 분들은 별로 계시지들 않았는데도 말입니다.

2. 약 10년전에 IT업체를 운영하면서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았던 한 기업인이 정치에 입문한 적이 있습니다. 대단한 국민적 관심을 받으면서 말입니다. 험난한 정치 여정을 거치면서 그분의 좋았던 이미지는 이미 다 갉아먹혔고, 이제는 그냥 흔한 정치인중 한명정도의 인지도로 내려왔는데, 저는 우연히 그분의 10년전 정치에 입문하기전 얼굴을 보고, 지금의 얼굴과 비교해 봅니다. 그렇게 온화한 얼굴, 맑은 눈동자, 선한 눈매 등 10여년전 그분의 모습과 비교되는 화가난 얼굴, 짙은 눈썹, 찡그린 인상 등의 지금 얼굴과 비교하며, 10년이란 정치세계에서의 그 분의 여정이 과연 그 분에게 어떠한 세월이였는지를 짐작하게 합니다. 중년의 얼굴에게는 그 사람의 지난 세월이 다 쌓여 있는 듯 합니다.

3. 가끔 케이블 방송을 통해 20년전 인기절정의 드라마 재방송을 봅니다. 2,30년전 영화를 다시 보곤 합니다. 그때마다 느끼는게 그 당시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여배우들의 차림새나 화장이 지금 보니 참 어색하고 촌스러워 보일때가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저런 차림이 최신 유행이고, 가장 아름다워 보였을 유행의 최첨단이였을텐데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늘 쫓고, 지향하는 아름다움이란게 시간이 또 지나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 걸 또 느낍니다. 지금 우리가 갈망하는 그런 세속적인 것의 가벼움을 새삼 알아버리는 기회인 듯 합니다.

4. 아름다운 얼굴이란 아름다운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란 걸 알 나이가 저도 된 듯 합니다. 내가 감사하게 주어진 오늘을 순간순간 좋은 마음을 품고 살아가고, 그 마음이 아주 차곡차곡 쌓였을 때 비로소 그 마음의 거울인 얼굴에 그 세월이 나타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그동안 살아왔던 내 인생 그 자체인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주름이 좀 생겨도, 흰머리가 생겨도 그게 큰 흉이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아마 조선시대의 왕들이 어진을 그린 이유도 자신을 먼저 돌아보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5. 요즘 로비에 대형 와이드 세로형 스크린을 새로 달았습니다. 사무실앞 스크린은 일반적인 공지사항을 나타내고, 화장실 옆 스크린에서는 우리 본당의 과거 사진들을 나타낸다는 것이 주임신부님의 기본 구상입니다. 해서 지난달 말부터 과거 본당에서 제작된 사진자료들을 모으고, 편집하고 있는 중입니다. 2006년 임시성전이 우신플라자에 생긴 직후부터 말입니다. 1만장 정도의 사진이 모여져 있습니다.

6. 사진을 한 장한장 넘기다 보면 우리 교우님들의 젊은 시절 순간 모습이 나옵니다. 참 감탄스러운 것이 15,6년전 모습도 아름답지만 교우님들의 지금 모습도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단지 나이가 많아짐에따른 노화는 좀 느껴지지만 노화와 아름다움은 별개로 그때나 지금이나 참 표정들이 밝고, 순수해 보입니다. 신앙이 결국 영혼을 맑게 해주는 것이다라는 증거를 이 작업을 통해 느낍니다. 짧지 않은 세월 그 순간순간에는 전혀 알수 없었지만 15,6년의 순간들이 쌓인 걸 보니 이 또한 하느님께서 주신 영원한 삶이 무엇인지를 어렴풋이나마 깨닫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얼른 사진작업이 완성되어 생각지도 않았던 과거 자신의 순간을 보고 혹시나 감격해 하실 교우님들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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