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는 이야기
2021.04.21 13:48

국밥 한 그릇 (일상적인 '오병이어'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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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장 한국적인 음식이 뭘까요? 최근 중국과 원조국가 시비가 붙은 김치? 발효식품의 최고라는 된장? 새로운 한류음식의 대표주자 떡볶이?. 물론 다 휼륭한 한국대표 음식이라고 할만하지만 저는 단연코 한국의 대표음식은 국밥이라고 주장합니다. 전세계 쌀을 생산하지 않는 곳은 거의 없다고 하네요. 아시아대륙을 제외하고도 유럽, 남미, 아프리카에서도 벼를 재배하고, 30%가 넘는 인구가 매일 우리와 같이 쌀로 만든 밥을 주식으로 섭취한다고 합니다. 25억명이 쌀로 만든 밥을 우리처럼 매일 먹는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밥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중 과연 국을 끓여서 그거에 밥을 말아먹는 레시피가 존재하는 나라나 민족이 그 중 얼마나 될까요? 저는 없다고 확신합니다.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에도 밥을 국에 말다는 어휘는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너무나 일상적이고 평범한 식문화가 다른 나라에는 아예 존재조차 하지 않습니다.

  2. 그 이유는 역시 문화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인류에게 먹을 양식이 풍부해진지는 실로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인류 역사의 대부분은 배고픔과의 처절한 싸움이였습니다. 먹을 입은 많고, 먹거리는 부족하니, 부족한 양식을 한사람이 독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역시 국을 끓여서 그 영양분을 물에 녹인 다음, 그 국을 여럿이서 나누어 먹는 방법이 아닐까요? ‘국밥이란 음식에는 그런 놀라운 공동체적인 정신이 들어 있습니다. 그 옛날 예수님이 일으키신 오병이어의 기적을 우리 조상들은 너무 일상적으로 실현하고 살아왔는지 모릅니다.

  3. 국밥이 가진 또 다른 놀라운 특징은 쉽게, 빨리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의 기능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요즘 햄버거, 샌드위치처럼 바쁜 일을 하는 와중에도, 갑자기 많은 인원이 모이는 행사에서도 단연 국밥이라는 음식이 빠지지를 않습니다.

  4. 국밥은 휼륭하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주식으로도 가치가 충분하나 술을 마실 때 안주로도 굉장히 안성맞춤인 음식입니다. 그리고 가격도 저렴하고요. 늘상 어느 국밥집을 가더라도 국밥 한그릇에 소주 한병을 옆에 두고 마시는 사람들의 광경을 너무 자주 볼 수 있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런 안주로서의 국밥이 반대로 해장용으로도 적합하다는 것이지요. 전날 과음 후 지친 간을 위로해주는 음식으로 또 국밥이 최고라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술을 먹은 안주로도, 또 해장용으로도 활용되는 정말 멀티한 기능의 음식은 전세계에 국밥 말고는 존재하지 않을 듯 합니다.

  5. 국밥은 그 종류가 너무 다양하게 많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많이 먹은 음식입니다. 돼지국밥, 설렁탕, 곰탕, 콩나물국밥, 추어탕, 대구탕, 매운탕 등등 다 국밥의 범주에 들어가는 음식이지요. 그리고 오늘도 세끼중 한끼는 그 중 한가지를 섭취합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대중적인 음식이 또 있을까요?

  6. 그럼 맛있는 국밥과 맛없는 국밥의 차이는 뭘까요? 물론 음식의 맛의 90%는 그 원재료가 좌우합니다. 좋은 식재료를 쓰는 음식이 맛있다는 것은 기본입니다만, 그것 말고 저는 국밥의 수준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건은 바로 토렴이라는 과정이 있냐없냐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토렴이란 손님이 주문을 하면 주방에선 찬밥을 뚝배기에 담고, 고기를 올리고, 펄펄 끓는 가마솥에서 국물을 떴다가 부었다가를 여러 번 반복하지요. 그래서 식은 밥알에 그 국물의 깊은 맛이 스며들도록 하는 작업과정을 보통 토렴을 한다라고 하고, 그 주방에서 토렴을 담당하시는 분은 보통 가장 연배가 높고, 경력이 많으신 분이 담당합니다. 사실 국밥집이 많다고들 하나 토렴을 해주는 국밥집은 얼마되지 않습니다. 보통 손님이 많아서 웨이팅을 하는 집들은 대부분 토렴의 과정을 거치는 국밥집들입니다.

  7. ! 그럼 우리 성당 주변의 국밥집들의 수준은 어떨까요? 모라동과 삼락동의 과거부터 재첩국이 유명한 동네입니다. 그리고 요 근래에는 꽤 휼륭한 돼지국밥집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 중 제가 좋아하는 돼지국밥집만 두군데를 소개하면 첫번째집은 평화가스 우리은행 건너편에 있는 모라동 국밥집의 최강자 한일국밥입니다. 고기가 연하고 국물맛이 아주 소프트합니다. 또 수육이 일품이죠. , 아쉬운 점은 밑반찬으로 나오는 배추김치의 양념이 좀 더 풍부했으면 하는 것 정도이고, 하드한 국물맛을 원하시는 분이시라면 별로 추천드리고는 싶지 않습니다. 또 다른 한군데는 삼락동 할매재첩국집 바로 옆에 있는 거상돼지국밥입니다. 이 곳은 국과 밥을 따로 주는 곳인데요, 국물맛에는 우려낸 국물맛이 아니라 독특한 다대기를 만들어서 나오는 진한 국물맛을 내는 집입니다. 최고의 맛은 아니나 누구와도 실패하지 않은 맛, 그리고 음식맛이외에도 주차장이 편하고, 24시간 영업이라 일 때문에 늦은 저녁식사때 제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주문시 곱빼기를 주문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국밥집이기에 여기를 좋아라합니다.

점심으로 국밥 한그릇 하고 배부른 맛에 주저리주저리 써봅니다

한일국밥.jpg

거상돼지국밥.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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