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혜민 기자의 취재기 / 푸테올리로, 그리고 로마로
발행일 : 2009-02-15

가슴 벅찬 감동이 밀려오는 곳, 로마…

문을 뚫고 들어오는 햇살에 눈을 떴을 때, 열차가 막 나폴리로 들어섰다.

로마 테르미니행 열차를 탔지만, 나폴리 중앙역에서 내린다. 사도 바오로가 로마로 가던 도중, 푸테올리에 들렀기 때문이다.

몰타를 떠나 사도는 61년 이른 봄, 시실리섬의 시라쿠사에서 사흘을 보낸다. 이탈리아 반도 남단의 항구 레기움을 거쳐 나폴리 북쪽 항구 푸테올리(지금의 포추올리)에 도착한다. 사도는 이곳에서 이레 동안 이곳 교우들의 환대를 받았다고 한다.

나폴리 중앙역에서 다시 나폴리 캄피 프레그레이 간선기차를 탄다. 피곤한 몸이지만 푸테올리 솔파따라역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정신을 바로 차렸다. 10여분 남짓. 역에서 내려 한참을 걷는다.

사도가 도착했다는 푸테올리 항구를 찾기 위해 눈을 돌려보지만 쉽지 않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푸테올리 항구를 찾고 있다고 물었다. 영어가 통할 리 없다. 손짓, 발짓을 한다.

한 할아버지가 저쪽에 항구가 있다고 가르쳐줬다. 20여분을 걸었다. 지금의 포추올리 항구가 눈에 들어온다. 쓰레기가 가득 쌓여 악취가 상당했다. 택시기사가 마피아의 짓이라고 알려준다.

지금의 포추올리 항구 건너편으로 보이는 템피오 디 세라피데 유적을 찾았다. 정양모 신부의 책 ‘위대한 여행’을 보면 이곳을 푸테올리 항구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제 바오로는 이곳, 푸테올리 항구에 도착해 아피아 국도(Via appia)를 따라 로마로 간다. 하지만 대륙을 잇던 장대한 아피아 국도는 사라져 자취만 찾아볼 수 있을 뿐이다. 거리 또한 너무 멀다. 이곳에서 유로스타를 타고 로마로 들어가기로 한다.

나폴리에서 로마까지는 유로스타로 1시간30분쯤 걸린다. 역에서 샌드위치로 간단한 아침식사를 끝냈다.

이제 로마로 가는 일만 남았다. 피곤한 몸이지만 잠은 오지 않는다. 로마가 눈앞에 있다. 손이 미끈거려 펴보니 땀을 쥐고 있다.

폴리를 떠나 로마로. 유로스타는 나를 금세 로마로 안내했다. 이제 로마다. 이곳까지 오기 위해 터키부터 시작되는 사도의 전도여행 여정을 밟아왔던 것 아닌가. 유로스타 밖의 풍경과 함께 지금까지 지나온 터키, 그리스, 몰타의 전경들이 빠르게 스쳐간다.

로마에 도착했다. 로마다.

그의 심정은 얼마나 벅찼을까. 로마 시민권을 행사하며 로마까지 하느님을 알리기 위해 순교하러 온 사도. 로마 기차역에 발을 디디며 사도를 생각했다.

성 바오로 수도회에서 나온 수사님 한 분과 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 수녀님 한 분이 나를 맞아주신다. 그리고 그분들이 말했다. 가방을 찾았다고.

몰타와 로마까지 오는 여정 내내 나를 걱정시키고 힘들게 했던 가방이다. 하느님은 내가 로마에 발을 디디자마자 가방을 찾게 해주셨다. 감사하다는 기도와 함께 눈물이 핑 돈다.

사진설명

▲예전의 푸테올리 항구로 추정되는 곳.

▲현재의 포추올리(성경상의 푸테올리) 항구.

▲유로스타 내부 모습.
  

 

 -자료출처: 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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