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간

성시간은 우리 주 예수님께서 겟세마니에서 피땀 흘리시며 괴로워하신 고통의 신비를 진실한 마음으로 한 시간 동안 묵상하며 기도드리는 특별 신심 행위입니다.

그리고 묵상과 기도 중에 혹독했던 주님의 수난을 기억하며 예수님께 위로를 드리고, 성부의 의노를 풀어 드리며, 죄인들을 위하여 하느님께 자비를 간

구하는 시간입니다.

성시간의 핵심은 우리 주 예수님께 동정과 사랑, 속죄와 사죄의 마음을 드리는 데 있습니다.

성시간은 하느님께 가르침을 받는 시간입니다.

성시간을 거룩하게 행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법, 인내하는 법, 자신을 희생하는 법, 영원하신 하느님의 공의를 충족하게 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겟세마니에서 피땀을 흘리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너무도 처절하고 비통합니다. 예수님께서 그처럼 처참하고 그처럼 근심하시던 모습은 다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심란함도, 인간의 나약함도 느끼시며, 죽기까지 근심하셨습니다.

견디기 힘든 온갖 고뇌가 그분을 짓누르고, 하느님에게서조차 아무런 위로도 받지 못한 채 번민하시던 시간이었습니다.

장차 받으실 모든 괴로움이 그분의 눈앞에 나타나 그분을 더욱 괴롭게 하였습니다. 게다가 그분이 사랑하시던 제자들에게까지 버림받는 아픔도 덮쳐 왔습니다.

죄! 그것이야말로 예수님께서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거룩하신 분께서 죄를 보는 것은 말할 수 없는 고통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죄를 가장 싫어하셨습니다.

그런데도 한 사람의 죄만이 아니라 전 인류의 죄를 맡아 지셨으니, 그 마음이 어떠하셨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니에서 우리의 모든 죄를 당신의 죄처럼 맡아지시고, 그 때문에 모욕을 당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피땀으로 얼룩지셨습니다. 그분처럼 고뇌하고, 그분처럼 사랑에 목말랐던 이가 또 일을까요?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이 저를 비켜 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마태26.39)

그때 예수님의 마음이 얼마나 괴로우셨는지 느껴 보기 위하여 예수님께서 성녀 마르가리타에게 하신 말씀을 묵상합니다.

“나는 겟세마니에서 인간의 모든 죄를 짊어졌을 때, 하늘이나 땅에서 오는 그 어떤 위로도 받지 못한 채 완전히 버림받았던 바로 그때가 가장 고통스러웠다.

  나에게 아무런 죄가 없음에도 의노의 쓰디쓴 잔을 마시게 하시며, 나의 아버지심을 잊은 듯 나에게 엄한 노여움을 드러내시는 지극히 거룩하신 하느님 앞에 나아가게 되었다.

그 당시 내가 당한 혹독한 마음의 고통을 이해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벗들에게 당신이 겪으신 참혹한 고통을 기억하며 당신의 쓴 잔을 나누고 당신 곁에서 사랑과 위로와 감사의 예를 행하여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이처럼 예수님과 함께 대화하며 기도하는 것이 바로 ‘성시간’입니다.

성시간은 참으로 훌륭한 신심 기도입니다.

1673년부터 1675년까지 예수님께서 친히 성녀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 수녀에게 발현하시어 이 기도 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성녀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아름답고도 장중한 예수 성심의 현시와 의미심장한 교훈의 말씀을 우리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어지신 주님께서는 찬란한 영광 속에 나타나셨는데, 그 빛나는 오상은 다섯 개의 태양과 같았으며, 그 거룩한 몸에서는 불길이 솟아올랐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흠숭하올 그분의 가슴은 불가마처럼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주님은 당신 가슴속을 여시고 사랑 덩어리인 당신의 성심을 보여 주셨습니다. 바로 그 성심이 맹렬한 불길의 진원지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저에게 당신 사랑의 형언할 수 없는 신비를 보여 주셨습니다. 그분은 인간에게서 배은과 멸시만 당하시고도 인간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받은 모든 고통 중에서도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사람들이 내 사랑을 배은망덕으로 갚는 것이다.

  그들이 내 사랑에 보답한다면 나는 내가 받은 모든 형벌의 고통을 미소하게 여길 것이며, 할 수만 있다면 더한 것이라도 기꺼이 받겠다.

  너만이라도 할 수 있는 한 그들의 배은망덕한 죄를 보속하여 내 마음을 기쁘게 해 다오.'"

성녀는 간청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자신의 부족함을 예수님께 보여 드리며, 그분의 뜻대로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여쭈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당신 성심을 가리키시며,

“자, 보아라! 여기에는 무엇이든지 다 있다. 네게 부족한 것을 모두 여기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이다. ”

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자, 보아라!”라고 하실 때 그 성심에서 얼마나 맹렬한 불이 나오는지, 성녀는 자신이 그 불에 타 없어지는 줄 알았다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르가리타를 더욱 격려하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네 힘이 되어 줄 터이니, 아무것도 두려워하지마라.

다만 나의 말과 계획을 이루기 위해 너를 준비시키는 일에 모든 정신을 집중하여라.

무엇보다도 먼저 순명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자주 영성체하여라.

또 매달 첫 금요일에 영성체하여라.

그리고 목요일 밤 11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한 시간 동안 너는 내가 겟세마니에서 당한 그 혹독한 근심 고통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너는 곧 그것이 죽기보다 더 견디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너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고통일 것이다. 내가 그 당시 성부께 바친 겸손한 기도와 그때 당한 고통에 동참하기 위해 나와 함께 한 시간 동안 땅에 엎드려 죄인들을 위하여 자비를 빌고, 성부의 의노를 풀어 드리기 위하여 간구하여라.

나와 함께 한 시간도 꺠어 있지 못하느냐고 책망하기까지 내가 맛보았던 고통, 제자들에게서 버림받았던 그 쓰라린 고통이 너에게 잦아들도록, 너는 내가 가르쳐 주는 대로 기도하여라.“

이처럼 성시간은 예수님께서 당하신 고통의 신비에 참여하는 시간이며, 예수님과 함께 하느님의 뜻을 받들고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보속하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시간은 예수님께 사랑을 드리는 시간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애착을 끊고 희생을 바치며, 사람들이 예수님을 무관심하게 대하는 행동과 그들의 죄악을 대신 보속하는 시간입니다.

파레이! 그곳은 성심의 학교며, 성녀 마르가리타가 성시간을 처음 시작한 곳입니다.

성녀는 예수님의 지시를 받으 후, 목요일 밤마다 한 시간씩 묵상과 기도로 겟세마니의 예수님께 흠승과 사랑의 예를 올렸습니다.

성시간을 제대로 하려면, 우리 주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목요일 밤에 해야 합니다. 금요일이나 다른 날에 성시간을 하는 것도 물론 훌륭한 기도고 목요일의 성시간과 같은 은사를 받을 수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것은 우리 주 예수님께서 성녀 마르가리타에게 가르쳐 주신 바로 그 성시간은 아닙니다.

보다 완벽한 성시간을 하려면 성녀처럼 밤 11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성교회는 교우들을 배려하여 오후 4시, 해가 짧은 시기에는 오후 2시부터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성시간은 두 가지 형식으로 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공적으로 장중하게 성당에 모여 성체를 현시하고 하는 것이며,

둘째는 개별적으로 정신을 고요히 모을 수만 있다면 성당이나 경당, 가정 또는 공장, 산과 들, 자동차 등 어디서든지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 시간 동안 중단하지 않고 예수 성심의 고통과 사랑을 묵상하며 주님과 함께 기도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수난하시기 전날 겟세마니에서 그토록 고뇌하신 것은, 수많은 영혼이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것과 성체성사에서도 버림받고 홀로 고독하게 감실 안에서 지내실 것을 사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사랑을 억누르지 못하고 성녀 마르가리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목마르다! 사랑받고 싶어서 내 목이 타는구나!”

“얼마나 내가 사람들에게서 사랑받고 싶어 하는지 네가 안다면 아무것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내 성혈을 짓밟아 버리는 무수한 영혼들을 위해서 끊임없이 눈물로 하느님께 호소하여라!”

기도

  주님, 저는 이 성시간으로 당신의 마음을 상하게 해드린 죄를 보속하나이다. 당신께서 사랑받지 못하심으로써 받으시는 고통을 저도 함께 받겠나이다.

  저는 당신 성심이 받은 고통을 깨달을수록 더욱 당신의 열렬한 사도가 되겠나이다.

  주님, 당신의 뜻과 부르심에 응답하오며, 당신과 하나되어 당신 성심의 나라를 위하는 마음으로 성시간에 임하겠나이다.

  깊은 밤, 당신의 희생에 제 희생도 함께 바치겠나이다. 쏟아지는 잠과 싸우며 당신을 언제나 뜨겁게 사랑하겠나이다. 설령 그것이 고통스러울지라도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인내하겠나이다.

  찬미하올 주님, 당신 은총에 의지하여 당신과 함께 한 시간 동안 깨어 기도하겠나이다.

  저를 이토록 사랑해 주신 주님을 저도 사랑하기를 간절히 원하나이다.

실천사항

1. 기쁜 마음으로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씩 성시간을 바치기로 결심하고 실천합시다.

2. 성시간을 널리 알려, 충실하고 열성적으로 사는 이들이 이를 실천하도록 권유합시다.

3. 성시간을 하는 동안 부록에 있는 기도문을 마음대로 선택하여 할 수 있습니다.

겟세마니의 예수/이재현 편저/가톨릭출판사 첨부파일 클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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