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출처
천주교 의정부교구 소속의 사제이신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님의 묵상글
제목 : 빈 등을 기름으로 채우렵니다
아직은 빈 등 하나 들고
알 수 없는 삶의 길을 나섭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분명히 끝나는 길입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죽음을 향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삶의 길입니다
삶의 길 위의 한 걸음 한 걸음마다
등 밝힐 기름을 채워야 합니다
어느 누구도 채워줄 수 없고
오직 나만이 채울 수 있습니다
내 삶을 이끌 등의 기름을
홀로 정성껏 채워야 합니다
사랑이라는 기름 한 방울로
미움의 길을 밝히고 싶습니다
나눔이라는 기름 한 방울로
탐욕의 강을 건너고 싶습니다
품음이라는 기름 한 방울로
차별의 산을 넘고 싶습니다
올바름이라는 기름 한 방울로
불평등의 골을 메우고 싶습니다
더불어 함께함이라는 기름 한 방울로
무관심의 벽을 부수고 싶습니다
기름 가득 채운 등 하나 환히 밝혀
어둠의 죽음을 넘는 마지막 한걸음
기쁘게 가볍게 내딛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