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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수난 성지 주일 (2020.4.5)

장유성당 주임신부 손태성 다미아노

  하지만 후회 없지 울며 웃던 모든 꿈
 그것만이 내 세상
 하지만 후회 없어 찾아 헤맨 모든 꿈
 그것만이 내 세상
 그것만이 내 세상

들국화의 전인권의 노래 그것만이 내 세상”(1985)의 가사입니다.

중년의 분들은 한 번쯤은 노래방에서 불러보셨을 것이고 젊은이들도 이 노래를 외우고 애창할 만큼 많은 이가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나이를 불문하고 사람들이 이 노래에 푹 빠져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무엇보다도, 단순하고 반복되는 가사의 의미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 , ‘이 꿈으로 불리는 것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고, 혹은 이루어지지 않은 꿈을 가슴 깊이 묻어두었다는 것입니다.

이루어진 것은 이미 이 아니기에 꿈은 언제나 아련합니다.

이 노래를 들으며 따라 부르는 이들의 표정을 표현한다면 행복한 슬픔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가사를 음미하며, 예수의 목소리로 이 노래를 들어보았습니다.

2000년 전, 예수가 꿈꾸었던 세상은 무엇이었을까요?

마리아는 태교(胎敎)노래인 마니피캇에서 하느님께서는 권세있는자, 교만한 자, 부유한 자를 내치시고 비천한 자, 굶주린 이들을 구원하시리라고 노래했습니다. (루카1.52-53)

예수께서 갈릴래아 전도를 시작하실 때, 회당에서 가장 먼저 선포하신 말씀 또한 고통받는 민중을 구원하는 것이었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루카 4.18)

예수는 공생활동안 고아와 과부, 병든 자, 장애인, 나환자, 가난한 자들과 함께 하셨고 그들을 치유하셨습니다.

예수가 잉태되고 죽기까지 단 한 번도 놓치 않고 꾸어온 꿈은 바로 민중의 해방과 구원이었습니다.

한 가난한 혁명가의 외로운 꿈은 세계 인구의 4분의 1이 넘는 21억명의 기독교인들에 의해 과연 얼마나 실현되고 있을까요?

이스라엘 멸망의 원인이 가난하고 작은 자들을 외면한 채, 형식적인 제사와 화려한 성전으로 예배하고, 우상숭배에 빠져 있었음을 보면서 이 시대의 수많은 교회들의 악행을 생각해 봅니다.

정부의 방역 협조 요청을 사회주의적 종교 탄압이라며 시위하고, 불법 예배를 강행하여 집단 감염의 온상이 된 교회, 종교를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며, 종교지도자들의 부의 축적을 위해 혹세무민하는 교회는 단 한 번도 예수가 꿈꾸던 세상을 원한 적이 없을 것입니다.

교회가 대형화되고 신자의 양적 증가를 중요시하며 자신을 신성시하는 이단 종교 지도자들, 종교란 허울을 앞세워 세상보다 더 사악한 탐욕으로 타락한 교회는 예수와 동상이몽의 꿈을 꾸고 있습니다.

제도 안에서 경직된 삶을 살아가고,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조직의 살림살이에 바쁘며, 권위주의적인 성직주의와 성속 이원화에 빠진 가톨릭 교회 또한 반성할 일입니다. 정작 교회 밖의 가난한 민중들을 돌보고 그들 속으로 들어가 예수의 꿈을 사명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극히 찾아보기 힘듭니다. “하느님은 제사를 원치 않고 의로움(正義)를 원한다고 하셨는데, 예배를 위해 모인 교회가 일반조직들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아간다면, 눈을 들면 어디서나 보이는 첨탑 위의 십자가들은 모두 폐기되어야 마땅할 것입니다.

우리 각자는 하나의 교회입니다. 나 또한 그들처럼 예수와 동상이몽의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예수를 향해 군중들은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습니다. 이제 곧 그들은 예수를 향해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하며 비난과 야유를 퍼부을 것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 예수의 꿈도 함께 못 박히고 끝난 것이 아닙니다.이 시대에 몇 안 되는 의인들은 여전히 그리스도의 삶에 실존적으로 참여하고 그의 꿈을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에서 죽어 버린 예수를 지금 여기에서 살리고 현존케 하는 것,

예수의 꿈이 행복한 슬픔으로 끝나버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 되어야 합니다. 매 순간 우리의 근원과 본질을 잊지 않고 그것에 집중하며 살아간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예수와 같은 꿈을 꾸게 될 것입니다.

나의 인생에서 예수, 당신을 만나 사랑하게 된 것은 운명입니다.

당신의 꿈이 나의 운명이 되기를 원합니다. 내 안에 계신 당신이 꿈꾸는 세상은 내가 살아가야 할 숙제입니다. 정의로운 세상, 차별이 없이 모든 이들이 화합하는 세상, 가난한 이들에게 전해지는 기쁜 소식의 꿈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희망의 다른 이름입니다.

코로나19로 이 세상은 재앙을 맞이했지만, 이 세상이 하나로 화합하고, 약자를 돌보아 주고, 자신을 희생하는 사랑의 실천들이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시기에, 생명이 죽음을 이겼다는 부활의 메시지가 더욱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다음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2020년 성주간 메시지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힘든 시간입니다.
할 수 있다면 이 시간을 최선으로 활용하도록 애씁시다.
넓은 마음을 가집시다. 우리 이웃에 있는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도웁시다.
가장 외로운 이들에게 연락합시다.
아마 전화나 소셜네트워크로 할 수 있겠지요.
우리가 고립되어 있을 때조차 생각과 영은 사랑의 창의성을 띄고 멀리 나갈 수 있습니다.
성주간은 복음의 메시지,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의 메시지를 드러내고 요약합니다.
그리고 우리 도시들의 침묵 속에서, 부활 대축일 복음이 울려 퍼질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그분께서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돌아가셨습니다. 살아있는 이들이 이제는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자기들을 위하여 돌아가셨다가 되살아나신 분을 위하여 살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2코린5.15)
되살아나신 주님 안에서 생명이 죽음을 이겼습니다.
이 파스카 신앙은 우리의 희망을 양육합니다.
그것은 더 나은 때를 향한 희망, 그 때에 우리는 더 나아질 수 있고 마침내 악과
이 팬데믹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희망입니다
.
그것은 희망입니다. 망상이 아닙니다. 그것은 희망입니다.
서로의 곁에서 사랑과 인내 안에서 우리는 지금 이 날에 더 나은 때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고통 받는 이들을 향해, 어린이들을 향해, 어르신들을 향해 온유한 손짓을 하십시오.
그들에게 교황님이 가까이 있으며 기도한다고, 주님께서 곧 우리 모두를 악에서 구하실 것이라고 말해 주십시오.

그리고 여러분,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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