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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2주일 (202038)

장유성당 주임신부 손태성 다미아노

찬미 예수님,

하얀 매화가 활짝 피어난 사순 제 2주일입니다.

그래도 봄은 온다, 기어이 오고야 만다.”

모든 것 안에서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감지하며,

희망을 가지고 고요하게 세상의 봄을 기다려 봅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스승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보는 것이 기뻤을 제자들에게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구름 속에서 들려옵니다.

제자들은 몹시 두려워하며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립니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들이 얼굴을 돌려 외면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구약의 모세와 엘리야의 하느님은 그들의 스승을 통하여 그 뜻을 완성하실 것이고, 그것은 고난의 길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을 것입니다. 이해되지 않았던 스승의 말씀이 기어이 일어나고야 말 것이고 그들 또한 그 길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싫었을 것입니다.

나는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여 사흗날에 되살아나야 한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 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스승이신 예수의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것은 그들에게 슬픔입니다.

그러나 제자로서 죽음의 형틀인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는 스승의 말씀은 더욱 받아들이기 힘든 두려움입니다.

예수께서 다가오시어 그들에게 손을 내미십니다.

일어나라, 두려워하지 마라,”

일어나 삶으로 나아가 십자가 죽음의 길을 걸어가라 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당신을 믿기만 하면 된다고 하십니다.

오늘 복음은 사제의 성령청원 기도로 하얀 제병이 그리스도의 몸으로 성변화하시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예수의 영광스러운 변모는 미사 때마다 우리 앞에서 일어나는 현재화된 사건이며, 예수의 제자로 살아가야 하는 우리를 죽음과 부활의 파스카 신비로 초대하고 있습니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다.”

영성체 전 바치는 이 기도는

나를 위한 기도가 아니라, 당신께 나를 온전히 내어 드리는 기도입니다.

당신이 내 안에 오시어, 나를 온전히 차지하시고

당신의 신성으로 내가 변화하고 파스카 신비의 삶을 살아가기를 청하는 기도입니다.

내가 죽고 당신이 내 안에 사시는 것이 나의 부활입니다.

매 미사 때마다 예수님은 우리가 죽고 부활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죽음에서 부활로 건너가신 예수께서 새 아담이 되시어

본향인 낙원으로 들어가셨듯이, 우리는 살아서 낙원을 거닐 수 있을 것입니다.

벌거벗은 나, 영적 죽음으로 아무것도 아닌 것(nothingness)이 된 나는 새 아담이 되어 낙원에서 당신과 함께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일어나라, 두려워 하지 마라

2000년 전 제자들을 일으키신 그 말씀을 내게도 건네고 계십니다.

나는 예수의 내미신 손을 꼭 잡고 그가 가시는 길을 따라 걷기만 하면 됩니다.

어릴 적, 어머니를 따라 구포시장에 갔다가 군중 속에 그만 손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두려움에 엉엉 울며 엄마, 엄마불러대던 나를 찾아내곤 내 손을 꼭 잡아주신 어머니가 손을 절대 놓치지 말라 당부하시며 아프도록 꼭 손잡아 주시던 기억이 납니다.

내가 다른 길로 갈 새라, 주님께선 이내 나를 찾아내시고

내 손을 절대 놓치지 않으실 것입니다. 내가 먼저 주님을 찾을 일은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언제나 내 곁에 계실 것이니까요.

주님의 손이 나를 어디로 데려가든 상관없습니다.

어머니이신 주님은 나를 사랑하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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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두려움, 걱정과 분열로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세상의 풍파가 여러분을 휩쓸어 가지 못하도록 마음의 닻을 깊이 내리고

풍랑이 이는 배 위에서 고요히 잠드신 예수의 품으로 들어가십시오.

두려움을 비우고 여러분의 믿음이신 예수께 모든 것을 맡기십시오.

세상의 고요를 기다리지 말고 내가 고요해 지고자 하는 것이 하느님의 지혜입니다.

고요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 보십시오.

크게 한 번 죽어야,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

이번 기회에 크게 한 번 죽어 보십시오.

꽃이 만개하는 4월에 부활을 맞이할 수 있도록...

마스크를 벗어던진 얼굴이 환하게 빛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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