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를 앞둔 본당 신부님께서 제의방에서 제의를 입으시면서 중얼중얼 기도를 하시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사제는 예복을 입으면서 거룩한 미사를 합당하게 봉헌하기 위해서 마음의 준비를 갖추고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할 수 있는 은총을 구하시는 기도를 드립니다.
요즈음 같은 삼복 더위 때가 되면 미사 참례하는 필자는 여러 겹의 제의를 입으신 신부님이 안쓰럽기만 합니다.

 

성직자의 평상복인 수단(Soutane)은 발꿈치까지 내려오는 긴 옷으로 로만칼라(Roman Calor)가 달려 있습니다. 검정색 수단은 하느님과 교회에 봉사하기 위해 자신을 헌신하며 세속에 죽었다는 표시이고, 흰 로만칼라는 독신의 정결을 나타내며 성직자임을 표시합니다.

수단은 성직자의 직위에 따라 색깔이 다릅니다. 교황은 백색, 추기경은 빨강색, 주교는 보라색, 사제 이하는 검정색인데 여름에는 백색 수단을 입기도 해요.

 

이제 신부님께서 미사 성제 때에 입으시는 예복 종류와 순서를 알아봅니다.

 

① 개두보(蓋頭褓): 제의 입으실 때 제일 먼저 착용하는 것으로 흰색의 장방형 천으로 어깨에 걸칩니다.개두보는 구원의 투구라는 상징의 의미를 가집니다

② 장백의(長白衣): 개두보 다음으로 입는 예복으로 발 끝까지 내려오는 흰 옷으로 육신과 마음의 순결을 의미합니다.

③ 띠: 장백의 위의 허리부분에 두르는 긴 끈으로 장백의가 끌리지 않게 묶습니다. 일이나 싸움 혹은 여행할 때 결의를 상징하며, 사제가 악의 세력과 대항하고 극기의 중요성을 각성케 합니다.

④ 영대(嶺帶): 장백의 위 목에 걸치는 넓은 띠로서 그 천이나 색깔은 제의와 같은 것으로 합니다.  성직자의 직책과 의무, 권한과 품위을 상징합니다.

⑤ 제의(祭衣): 장백의 위에 입는 겉옷입니다. 사랑의 옷, 그리스도의 멍에, 순결의 옷, 작은 집이라고 불리어 왔습니다. 미사의 특성과 전례력에 따라 색깔을 달리한다는 것은 바로 앞에 우리가 함께 알아 봤죠?

 

신부님은 무더운 여름에도 이렇게 여러 겹 걸쳐서 제의를 착용하시고 미사 성제를 준비하십니다.

미사에 참례하는 우리도 거룩하고 성스러운 마음의 옷을 갈아 입고 미리 준비하여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