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차례를 천주교식으로 지내면서 문득 떠오른 의문이 있었어요. 우리의 먼 조상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시기 전에 사셨는데 과연 구원을 받으셨을까? 하는 의문과 살아가면서 삶의 환경조건과 제약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접할 수 없는 사람들은 어찌해야 하나? 그리스도를 전혀 모르는 갓난 아기는 어찌되나? 하는 의문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하느님은 모든 사람이 다 구원을 받기를 바라십니다.”(1디모 2,4)는 지구상에 존재했던 또는 존재하는 모든 시대의 사람에게 해당됩니다.

 

‘구원을 위해 세례가 필요하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충분히 받을 수 있었던 환경 조건과 시대의 사람에게 해당되는 얘기입니다. 태어난 환경이나 받은 교육으로 인하여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알 수 없었던 사람에게는 같은 것을 말할 수 없겠죠.

그리스도께서 오시기 전에는 사람들은 당연히 세례를 받지 못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는 우리 조상들을 구원하는 방법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그와 같이 그리스도께서 오신 후에도 그분을 알 수가 없었던 사람들을 구원하는 방법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실로 중요한 것은 순수한 마음으로 올바른 것을 알고 행하겠다는 자세입니다.

누구라도 이런 자세와 태도로 살아가고 있다면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행위의 겉모습보다 마음속을 보십니다. 우리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입니다. 마음이 바르다면 하느님께서는 그 사람을 구원하시겠지요.

 

가톨릭 교회는 물로 베푸는 세례만큼 세례에 대한 갈구하는 ‘마음’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선의를 가진 사람이라면 어떤 의미로는 세례에 대한 갈망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당연히 세례를 받고 싶어하는 마음도 생길 것이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교회 이외의 사람이나 우리의 먼 조상들도 선한 사람이라면 하느님의 은총으로 구원받을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