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동료 교우 부부들과 그룹을 지어 매년 국내 성지 순례를 다니고 있습니다. 올해로 벌써 8년 째군요. 국내 오래된 성당에 가보시면 제대가 놓인 제단과 신자석 사이에 1미터 내외의 높이로 난간처럼 생긴 구조물이 있는 것을 예외 없이 보실 수가 있습니다.
요즈음 지은 성당에는 볼 수 없는데요. 옛날에 지은 성당에는 제단 끝에 난간이 있습니다. 제단 끝 난간의 기능은 제단과 신자석을 구분 하는 경계일 수도 있고, 주로 영성체할 때에 교우들이 무릎을 꿇고 기다리다가 성체를 받아 모시는 곳이었습니다. 옛날에는 원칙적으로 미사 중에 사제는 제단 아래로 내려오지 않게 되어 있었고 봉헌 또는 성체분배 시 사제는 제단 끝이라는 가장 낮은 계단까지만 내려와 봉헌물을 받고 성체를 분배했습니다.
요즈음은 사목상의 배려로 사제가 제단을 벗어나서 신자께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문제시 하지 않습니다. 또한 야외나 좌식 경당처럼 신자석과 제단의 구분도 없는 곳에서 미사를 드릴 때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오히려 친근감과 일치감을 불러일으켜 더욱 거룩한 미사성제의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국내 성지를 돌아 보노라면 성지마다 야외에서 미사를 볼 수 있도록 돌로 만들어진 제대가 덩그렇게 마련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성당의 중심은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제대입니다. 따라서 제대만 있다면 미사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충족되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