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은 하느님을 만나는 곳, 미사는 하느님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미사 전에는 차분히 묵상하며 그분과 만날 마음을 준비합니다. 그런데 언제인가부터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이것저것 기도하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무언가 어수선함 속에서 미사를 시작하는 모습입니다. 미사 후에도 마음 정리할 여유를 주지 않으니 마찬가지입니다.
전례위원회는 이번 성소 주일(2023. 4. 30.일자) 주보에 ‘거룩한 침묵’의 중요함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미사 직전에는 신자들이 침묵 속에 머무르도록 배려해야 한다. 파견예식으로 미사가 끝난 다음에도 신자들이 침묵 속에서 개인기도를 바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공동체 전례와 신자 개인 일상이 단절되어 ‘전례 따로 생활 따로’의 사태가 되기 쉽다.”
전례위원회의 이러한 말씀은 성전과 미사가 가져야 할 경건한 제 모습을 잃어가는 데 대한 하나의 경고라고 봅니다. 부디 미사 전후에는 신자들이 조용히 묵상하며 하느님과 만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십시오. 그래서 경건한 성전과 차분한 미사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