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 삼종기도와 일반알현

[일반알현 전문] 2018년 4월 4일: 거룩한 미사-마침 예식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05/04/2018 12:39

                                               프란치스코 교황

                                                    일반알현

                                                성 베드로 광장

                                         2018년 4월 4일, 수요일

                                      거룩한 미사 – 15. 마침 예식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부활을 축하합니다!

여러분이 보시는 것처럼, 오늘 (이곳은) 많은 꽃으로 꾸며졌습니다. 꽃은 기쁨과 환희를 말해줍니다. 어떤 곳에서는 부활절을 “꽃이 만발한 부활절(Pasqua fiorita)”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꽃인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피어나시고, 우리의 의화(giustificazione, 義化)가 꽃피며, 교회의 거룩함이 꽃피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많은 꽃은 우리의 기쁨입니다. 우리는 이번 일주일 내내 부활을 경축합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더 우리 모두 함께 서로 “부활 축하” 인사를 나눕시다. 모두 함께 “부활을 축하합니다(Buona Pasqua)”고 인사합시다. (모두 “부활 축하합니다!”라고 인사한다) 또한, 지금 TV를 통해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시는, 로마의 주교이셨던 사랑하올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께도 부활 축하 인사를 드립시다. 모두 함께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 축하 인사를 드립시다. (모두 “부활 축하합니다!”라고 인사한다) 큰 박수를 보냅시다. (모두 박수를 친다)

오늘 이 교리 교육을 통해 그동안 다뤘던 거룩한 미사에 대한 교리 교육을 마치게 됩니다. 거룩한 미사는 기념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기념이 아니라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을 새롭게 사는 것입니다. 지난번 교리 교육은 ‘영성체’와 ‘영성체 후 기도’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거룩한 미사는 ‘영성체 후 기도’를 마친 다음, 사제의 강복과 파견으로 마무리 됩니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90항 참조). 미사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십자 성호로 시작된 것처럼, 삼위일체 하느님의 이름으로 미사가, 다시 말해 전례 행위가 끝납니다.

그러나 우리는 미사가 끝남과 동시에 그리스도인 증거의 노력이 시작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매주일 숙제를 한 다음 일주일 동안 잊어버리려고 미사에 가는 게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의 수난과 부활에 참여하고, 그리스도인답게 더 잘 살기 위해 미사에 갑니다. 그리스도인 증거의 노력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일상 생활에, 우리 가정에, 직장에, 하느님의 축복을 가져 오기 위해, 세상 도시의 일상 안에서 “우리의 삶으로 주님께 영광을 드리면서”, “평화롭게 가기 위해” 교회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것 좀 봐, 저것 좀 봐, (…)”라며 잡담이나 하고 수다를 떨면서 교회를 나온다면, 미사는 우리 마음 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그렇게 한다면 그리스도인의 증거를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매번 미사에서 나올 때마다, 더 많은 생동력과 힘과 그리스도인으로서 증거를 제시하려는 더 많은 열망을 가지고, 미사에 들어 갈 때보다 더 잘 나와야 합니다. 주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신앙으로 받은 성사를 삶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로마 미사 경본』, 부활 팔일 축제 월요일 본기도), 성찬례를 통해 우리 안으로, 우리 마음과 육체 안으로 들어 오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사가 그리스도의 신비에 스스로 참여하는 사람의 구체적인 선택 안에서 완성된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성찬 거행에서 삶으로 나아 갑시다. 우리가 성체 성사의 사람이 되는 것을 배우기 위해 성찬례를 거행 한다는 것을 잊지 맙시다. 그런데 이는 무엇을 의미합니까? 그리스도께서 우리 행위 안에서 움직이시도록 맡겨드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분의 생각이 우리의 생각이 되고, 그분의 감정이 우리의 감정이 되고, 그분의 선택이 우리의 선택이 될 수 있도록 맡겨드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바로 거룩함입니다. 그리스도께서 하신 것처럼 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거룩함입니다. 성 바오로는 예수님께 대한 동화(assimilazione)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정확하게 표현했습니다. “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육신 안에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갈라 2,19-20).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증거입니다. 성 바오로의 경험은 우리를 비춰줍니다. 우리가 우리의 이기심을 억제하는 정도에 따라, 곧 복음과 예수님의 사랑에 거스르는 것에 얼마나 대응하느냐에 따라 우리 안에 주님 영의 능력을 위한 큰 자리가 생겨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신 후 성령의 능력으로 자신의 영혼을 확장시키는 사람들입니다. 여러분의 영혼을 확장시키도록 내어 맡기십시오! 궁핍하고, 닫혀 있고, 작고, 이기적인 영혼이 아니라, 넓고, 위대하고, 큰 지평의 영혼을 가지십시오(…).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신 후 여러분의 영혼을 확장 시키도록 내어 맡기십시오.

축성된 빵 안에 실체적으로 현존하시는 그리스도께서는 미사와 함께 끝나지 않습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374항 참조). 축성된 성체는 병자들을 위한 봉성체와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침묵 중에 공경하기 위해 감실에 품위 있게 보관합니다. 개인적이나 공동체적 방식으로 미사 밖에서의 성체 공경은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머무르는데 도움을 줍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378-1380항 참조).

따라서, 미사의 열매는 매일의 일상 생활에서 성숙해져야 하는 운명입니다. 우리는 강한 이미지를 사용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미사는 밀알과 같습니다. 이 밀알은 일상의 삶 안에서 자라나고, 우리를 예수님과 닮게 하는 선한 행위와 태도 안에서 성숙해집니다. 그러므로 미사의 열매는 매일의 일상의 삶 안에서 성숙해져야 하는 운명입니다. 사실, 성찬례는 우리와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증진시키면서, 우리의 그리스도인 증거가 믿을 만하도록, 성령께서 세례 성사와 견진 성사를 통해 우리에게 주신 은총을 새롭게 해줍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391-1392항 참조).

우리의 마음 안에 하느님 사랑을 밝히면서, 성찬례는 무엇을 합니까? 우리를 죄에서 멀어지게 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생명에 참여하면 할수록, 그리스도와 우정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죽을 죄를 지어 그분과 관계를 단절하기는 어렵게 됩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395항).

정기적으로 성찬의 식탁에 참여하는 것은, 성찬례가 교회를 이루는 원칙에 따라, 우리와 우리가 속한 그리스도인 공동체와의 관계를 새롭게 하고, 강하게 하고, 강화시키며(『가톨릭 교회 교리서』, 1396항 참조), 우리를 모두와 일치시켜 줍니다.

끝으로, 성찬례에 참례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몸에서 형제들의 몸으로 옮겨 갈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를 교육시키며, 타인들, 특별히 가난한 사람들에게 투신하게 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그들 안에서 우리가 당신을 알아보고, 섬기고, 존경하고, 사랑받기를 원하십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397항 참조).

질그릇 속에 지니고 있는 그리스도와의 일치의 보물을 간직으로함써(2코린 4,7 참조), 우리는 천국에서 어린 양의 혼인 잔치상의 행복을 온전히 누릴 그때까지, 계속해서 거룩한 제단으로 다시 돌아와야 합니다(묵시 19,9 참조).

거룩한 미사를 재발견하는 여정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우리를 허락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립시다.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실제적인 만남이 우리를 매료시킬 수 있도록, 새로운 믿음을 갖고 우리 자신을 내어 맡깁시다. 우리의 삶이 항상 파스카처럼, 희망과 믿음, 그리고 선한 행위의 꽃으로 “피어나길(fiorita)” 바랍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항상 성찬례 안에서, 그리고 예수님과의 일치 안에서 힘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부활을 축하합니다!(Buona Pasqua a tut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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