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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 삼종기도와 일반알현

[일반알현 전문] 2018년 3월 28일: 파스카 성삼일

프란치스코 교황프란치스코 교황                                                                                                                    30/03/2018 00:48

                                     프란치스코 교황

                                         일반알현

                                     성 베드로 광장

                               2018년 3월 28일, 수요일

                                      파스카 성삼일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저는, 우리 신앙인들에게 있어 전례 주년의 가장 중요한 날들에 대해 좀더 깊게 알기 위해 내일부터 시작되는 파스카 성삼일에 관해 묵상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에게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축제가 우리의 신앙에서 가장 중요합니까? 성탄절입니까, 아니면 부활절입니까? 부활절이 가장 중요한 축제입니다. 왜냐하면 부활절은 우리 구원의 축제이고, 우리를 위한 하느님의 사랑의 축제이며,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거행하는 축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축제에 대해서, 주님의 부활까지의 이 날들, 곧 파스카의 날들에 대해서 묵상하고 싶습니다. 파스카 성삼일은 위대하고 유일한 신비인 주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기억을 이룹니다. 파스카 성삼일은 내일(3월 30일) 주님 만찬 미사로 시작해서 부활 주일의 저녁 기도로 끝납니다. 그리고 이 위대한 (부활) 축제를 거행하기 위해, (부활 주일 다음 날) 하루 더, “부활절 월요일(Pasquetta, Easter Monday, Lunedi di Pasqua)”이 이어집니다. 그러나 이는 전례 이후의 축제, 곧 가족의 축제이며 사회의 축제입니다. 파스카 성삼일은 우리 신앙과 세상 안에서의 우리 소명의 기본 단계이며,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이 거룩한 3일(성목요일, 성금요일, 성토요일)과 주일을 살도록 부르심 받았습니다. 이 거룩한 3일은 이집트에서 탈출했던 우리 형제들인 유다인들이 살았던 것처럼 그리스도인들의 개인적 삶과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적 삶의 “동력”과 같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성삼일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구원의 위대한 사건들을 재발견하게 해주며,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미래 운명의 지평 안으로 투영하고, 역사 안에서 증거하고자 하는 그들 노력을 강화시켜 줍니다.

파스카 성삼일 동안 살았던 여정을 되짚어 보면서, 부활절 아침 부속가(il Canto della Sequenza), 곧 일종의 찬미가 혹은 일종의 시편 찬가는 웅장하게 부활 선포를 들려줍니다. 부속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리스도 우리희망 죽음에서 부활했네. 우리보다 먼저앞서 갈릴래아 가시리라.” 이는 커다란 확신입니다. “그리스도 부활하셨네.” 세상의 많은 사람들, 특히 동유럽 사람들은 이 부활의 날들 동안 “좋은 아침(buongiorno)”, “좋은 저녁(buonasera)”이라며 인사하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부활절 인사를 확언하기 위해 “그리스도 부활하셨네(Cristo è risorto)”라고 인사 합니다. “그리스도 부활하셨네.” 감동적인 이 환호 외침 안에서 파스카 성삼일은 절정에 이릅니다. “그리스도 부활하셨네.” 이 말 안에는 기쁨과 희망의 선포 뿐 아니라, 책임과 사명에 대한 선포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활 축제는) 부활절 케이크 (colomba di Pasqua, Colomba pasquale)나 부활 달걀을 나눠 먹고 파티를 즐기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비록 그렇게 하는 것이 가족 파티이기 때문에 좋다고 해도, (부활 축제는) 그렇게 하는 것만으로는 끝나지 않습니다.

부활 축제에서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심을 선포하는 사명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파스카 성삼일은 부활을 영접하도록 우리를 준비 시키고, 부활을 선포하라고 우리를 인도합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 신앙과 희망의 중심이고 핵심입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선포이며, 어려운 표현이기는 하지만, 모든 것을 말해주는 케리그마(kerygma)입니다. 이는 지속적으로 교회를 복음화시키지만, 복음화를 위해서 보내진 것입니다.

성 바오로는 다음의 표현으로 부활 사건을 요약합니다. 어린 양처럼 “우리의  파스카 양이신 그리스도께서 희생되셨다”(1코린 5,7). 그분께서는 희생되셨습니다. 성 바오로는 계속해서 말합니다. “그러므로, 옛 것은 지나갔습니다. 새것이 되었습니다”(2코린5,17). 새로운 탄생입니다. 이 때문에 초대 교회 때부터, 부활절 날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었습니다. 저 역시 이번 주 토요일 밤에 이곳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을 시작하게 될 8 명의 어른들에게 세례를 베풀 예정입니다. 그들은 다시 태어날 것이기에,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될 것입니다. 또 다른 함축된 형식으로 성 바오로는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잘못 때문에 죽음에 넘겨지셨지만, 우리를 의롭게 하시려고 되살아나셨습니다”(로마4,25)고 설명합니다. 

유일하신 분, 우리를 의롭게 하시는 유일하신 분, 우리를 다시 태어나게 하시는 유일하신 분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다른 그 누구도 아닙니다. 그리고 의롭게 되기 위해 우리는 아무것도 지불할 필요가 없습니다. 의롭게 되는 것은 조건없이 주어집니다. 이것은 바로 예수님 사랑의 위대함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성인이 되고, 우리가 새롭게 되고, 우리가 용서할 수 있게 하시려고 당신의 목숨을 아무런 보상 없이 주십니다. 이것이 바로 파스카 성삼일의 핵심입니다. 파스카 성삼일 안에서 이 근본적인 사건에 대한 기억은 감사함으로 가득 찬 축제의 거행이 되며, 동시에 세례 받은 이들 안에서 그들의 새로운 상태의 의미를 새롭게 합니다. 이에 대해서 바오로 사도는 항상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콜로3,1-3). 하늘을 쳐다 보십시오. 지평선을 바라 보면서 시야를 넓히십시오. 이것이 바로 우리의 믿음이며, 우리의 의로움입니다. 이는 은총의 상태입니다! 사실, 세례를 통해서 우리는 예수님과 함께 부활했으며, 세상의 일과 세상의 논리에 죽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생명체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는 매일매일 구체적인 존재가 되도록 요구하는 현실입니다.

그리스도인이, 진정으로 그리스도에 의해 씻겨질 수 있도록 자신을 내어 맡긴다면, 새로운 삶 안에서 걸어가기 위해서 그리스도로부터 옛 사람을 벗어 던질 수 있도록 자신을 내어 맡긴다면, 우리 모두가 그러한 것처럼 죄인으로 남아 있어도, 더 이상 부패하지 않게 됩니다. 더 이상 영혼이 죽은 상태에서 살 수 없으며, 죽음의 원인이 될 수도 없습니다. 이 시점에서 슬프고 고통스러운 일 한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가짜 그리스도인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 “나는 예수님으로부터 의롭게 되었다.” (…) 내가 새로운 삶 안에서 살고 있다고 말하면서, 부패한 삶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은 가짜입니다. 이러한 가짜 그리스도인들은 나쁘게 끝날 것입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립니다. 그리스도인은 죄인입니다. 우리 모두는 죄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용서를 구할 때, 주님께서 우리를 용서해주실 것이라는 확신을 지니고 있습니다. 부패는 명예로운 사람인 것처럼 꾸미지만, 결국에는 그의 마음 안에 썩은 것이 있습니다. 새 생명은 우리에게 예수님을 줍니다. 그리스도인은 영혼이 죽은 상태로 살 수 없으며, 죽음의 원인이 될 수도 없습니다. 멀리 갈 필요 없이 생각해 봅시다. 우리 집이나, 소위 “그리스도인 마피아”라고 불리는 신자들을 생각합시다. 그러나 이들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아무 것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하지만, 그들은 영혼과 이웃에게 죽음을 가져옵니다. 주님께서 그들의 영혼을 만지실 수 있도록, 그들을 위해 기도 합시다. 이웃 사람, 특히 가장 작고 가장 고통받는 사람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랑을 줄 수 있는 구체적인 얼굴이 됩니다. 세상은 부활한 자들로서 우리의 새로운 삶의 공간이 됩니다. 우리는 예수님과 함께 부활했습니다.

얼굴을 들고 서서, 예수님의 은총으로, 그분과 함께, 구원과 희망의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생명과 부활의 표징이 될 수 있도록, 오늘날에도 우리는 예수님처럼 고난과 헐벗음, 부족함과 고독함, 그리고 죽음 안에서 굴욕 당하는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곳 이탈리아와 저의 조국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에서, 부활절에는 성당의 종소리를 듣고, 어머니와 할머니들이 예수님의 일을 볼 수 있는 표징처럼, 어린이들의 눈을 물로, 생명의 물로 씻어 주기 위해 데려가는 관습이 있습니다. 이번 부활절에는 우리가 영혼을 씻고, 영혼의 눈을 씻고, 아름다운 것을 보고,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 봅시다. 그리고 이는 훌륭한 것입니다! 이는 바로 죽음 이후의 예수님의 부활입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를 구원할 대가였습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를 위해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신비에 점점 더 깊숙이 들어 갈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해서, 이제 곧 내일부터 시작되는 이 파스카 성삼일을 우리 모두 잘 살 수 있도록 준비합시다. 예수님의 수난에 동참하신 거룩하신 동정녀께서 이 영적 여정에서 우리와 동행해 주시길 바랍니다.  성모님께서는 거기에 계셨고, (예수님의) 수난을 보셨고, 고통을 겪으셨습니다. (…) 성모님께서는 십자가 아래서 그분과 함께 계셨지만, 당신 아들을 부끄러워하지 않으셨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을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그분께서는 그곳에 계셨으며, 부활에 대한 큰 기쁨을 어머니의 마음에 받았습니다. 성모님께서, 우리의 마음과 삶이 진정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파스카 성삼일 전례 거행을 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은총을 구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러한 생각들을 여러분에게 남기면서, 여러분과 여러분의 공동체와 여러분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행복하고 거룩한 부활을 축하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조언합니다. 부활절 아침에 자녀들을 수도꼭지로 데리고 가서 눈을 씻어 주십시오.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는 방법의 표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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