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 교황청 소식

[칸탈라메사 신부의 사순 특강] “겸손은 전 생애 동안    지속돼야 할 투쟁”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신부의 세 번째 사순 특강 - AP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신부의 세 번째 사순 특강 - AP          13/03/2018 11:49

“겸손하다는 것은 정말로 예수님의 마음을 갖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겸손한 사람을 사랑하십니다. 왜냐하면 겸손한 사람은 진리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교만한 사람은 오만하기에 앞서 거짓됩니다.” “사람 안에서 겸손하지 않는 모든 것은 거짓입니다.”

교황청 강론 전담 사제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신부는 바티칸 교황궁 내 구세주의 어머니 경당(Cappella Redemptoris Mater)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 관료들을 대상으로 한 세 번째 사순 특강을 통해 그리스도인의 겸손에 대한 광범위한 지평을 탐험했다. 그가 성찰했던 초점은 성 바오로의 권고였다.

“자신에 관하여 마땅히 생각해야 하는 것 이상으로 분수에 넘치는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 오만한 생각을 버리고 비천한 이들과 어울리십시오. 스스로 슬기롭다고 여기지 마십시오”(로마 12,3.16).

겸손은 진리에 가까이 다가간다

칸탈라메사 신부는 “자기자신에 대해 너무 높게 생각하지 마십시오”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면서, 인간은 스스로를 낮추며 진리에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고 강조했다. 성 바오로는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 내려갔을 때 발견한 것을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내 안에 다른 법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 내 안에 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 나는 비참한 사람입니다! 누가 나를 구해 줄 수 있습니까?”(로마 7,14-25 참조)

겸손, ‘죄’에서 벗어나는 피난처

성 바오로가 언급했던 다른 법은 ‘자화자찬의 죄’와 ‘자만의 죄’다. 아래를 향한 여정의 끝에 다다르면, 인간은 결국 겸손이 아니라 교만을 발견하게 된다. 칸탈라메사 신부는 우리가 우리의 자유를 남용했던 까닭에, “우리는 근본적으로 교만하며, 하느님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의 잘못 때문에 우리가 교만하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겸손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목표를 발견하는 것, 혹은 단순히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서 멀리서도 이를 알아볼 수 있는 것은 큰 은총입니다. 이는 새로운 평화를 줍니다. 이는 전쟁 시기에, 굳이 바깥으로 나가지 않아도, 폭탄이 절대 도달할 수 없으며 폭탄의 위험에서 피할 수 있는 확실한 피난처를 자기 집 아래에 마련한 사람과 같습니다.”

겸손, 타인에게 자신을 여는 것

칸탈라메사 신부는 ‘자신의 아무것도 아님’을 체험하도록 영적 자녀들에게 권고했던 폴리뇨의 성녀 안젤라(Santa Angela da Foligno)의 다음과 같은 말씀도 상기시켰다.

”오, 알 수 없는 무지여(nulla sconosciuto), 오, 알 수 없는 무지여(nulla sconosciuto)! 영혼은 ‘자신이 아무것도 아님(nulla)’을 관상하고, 감옥에 있는 것처럼 그 안에서 사는 것보다 더 나은 비전을 이 세상에서 볼 수 없습니다.”

칸탈라메사 신부는 “그 감옥 안에 스스로 갇히는 것은 자기 자신 안에 갇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는 데 주목했다. 반면 그것은 다른 이들에게, 사물의 객관성에 자신을 여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 (감옥) 방이 정말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며, 원할 때마다 그곳에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방은 그 어떤 교만도 아니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고요하고 평온한 느낌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 감옥의 방 안에 있을 때는, 이웃의 결점들도 더 이상 보지 않게 되고, 오히려 다른 빛으로 보게 됩니다.”

마리아, 겸손의 최고 모델

오로지 예수님 만이 “겸손한 마음”이라고 선언하실 수 있으며 참으로 그런 마음으로 사셨다. 칸탈라메사 신부는 또한 마리아 안에서 겸손이 “은총의 유일한 기적”이라고 설명하면서,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의 겸손에 관해 마르틴 루터가 썼던 내용을 특별히 떠올렸다.

”마리아는 자신 안에서 하느님의 위대한 사업을 받아 들였기에, 이 세상의 그 어떤 사람보다 자신을 높이 내세우지 않는 감정을 가졌으며, 그 감정을 유지했습니다. (…)  이 시점에서 경이롭도록 순수한 마리아의 정신은 칭송 받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녀에게 큰 칭송이 주어졌지만, 그녀는 유혹에 빠지도록 자신을 놓아두지 않았고, 마치 유혹을 보지 못한 것처럼 했으며, 올바른 길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겸손은 굴욕의 길을 거쳐 지나간다

칸탈라메사 신부는 겸손의 덕의 상태가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겸손의 덕을 지녔다고 믿지 않는 사람은 겸손의 덕을 가지고 있고, 겸손의 덕을 지녔다고 믿는 사람은 겸손의 덕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는 자신의 오만을 죽일 수 없다. “하느님의 말씀과 마리아의 모범이 우리의 ‘보잘것없음’을 발견하도록 우리를 이끌기 때문에, 우리는 겸손에 도달했다고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겸손에 어느 정도 도달했는지는, 주도권이 언제 우리에게서 다른 이들로 넘어갔는지를 보면 됩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결점과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더 이상 우리가 아니라, 다른 이들이 그렇게 할 때입니다. 우리가 진리를 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이들이 충분한 수준으로 말하도록 놓아둘 때입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다른 이들이 나에 대해 가하는) 책망에서, 교정에서, 비판과 굴욕에서, (그것을) 보게 됩니다.”

겸손이 교회를 건설한다

칸탈라메사 신부는 겸손의 덕목이 전 생애 동안 지속되는 싸움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오만은 온갖 종류의 모든 상황에서도 살아남는, 선과 악으로 길러지는 능력이다. 철학자 파스칼(Pascal)이 말한 것처럼, 이 투쟁 안에서 자만은 항상 존재하는 원수다.

“자만은 한 사람의 군인이, 한 사람의 요리사가, 한 사람의 인부가 자만하고 자신을 추앙하는 자들이 있다고 주장하며, 철학자들도 그렇게 원할 정도로 인간의 마음속에 뿌리를 깊이 내리고 있습니다. 자만에 반대하며 글을 쓰는 사람들은 ‘글을 잘 썼다’는 자만을 바라고 있으며, 그 글을 읽는 사람들은 ‘읽었다’는 자만에 빠집니다. 저도, 이 글을 쓰면서, 아마도 똑같은 열망을 키우고 있으며, 어쩌면 제 글을 읽는 사람들도 그럴 것입니다.”

이 투쟁에서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구제책으로 도와주신다. 칸탈라메사 신부는 “인간이 ‘교만해지지 않도록’ 하느님께서 인간을 일종의 이음새로 땅에 고정시켜 준다”고 말했다. “옆구리에 짐”을 지우시는 것이다. 이 짐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남겨주신 “결점, 질병, 약함”일 수도 있다. 또한 이 짐은 “우리의 나약함을 드러내고, 우리의 오만함을 허물어버릴 정도의 힘을 가진 것”이다. 칸탈라메사 신부는 겸손이 성화의 길에서 개인적인 발전을 위해 중요하며, 또한 공동체 삶을 위해서, 교회의 건설을 위해서 본질적인 것이라고 강조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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