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이달의 훈화
박상운 토마스 신부
박상운 토마스 신부는 전주교구 소속으로 로마 우르바노 대학교에서 교회법을 전공했고, 전주교구 효자4동 본당 주임으로 사목 중이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에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를 연재하였으며, 평화방송에서 ‘묵주기도 학교’를 강연하였다. 저서로는 ‘십자가의 길’과 ‘묵주기도 학교’가 있다.
연중 제16주간(7월 18-24일)“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코로나19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으로 여러 어려움이 있는 시기에,
작년 교황님께서는 바티칸 대광장에서 성체 현시와 성체 강복을 하셨습니다.
신자들로 가득 찰 그곳이었지만,
코로나의 여파로 교황님 홀로 그 광장을 가로질러 가신 것입니다.
광장 뒤로는 기도를 위해 특별한 십자가와 성모님 성화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그 십자가는 산 마르첼로 알 코르소(San Marcello al corso) 성당에 있는
‘기적의 십자가’입니다.
이 십자가는 1522년 흑사병이 창궐했던 시기에 신자들이 이 십자가를 앞세워
참회의 행진을 하자 로마에서 흑사병이 물러갔다고 해서 ‘기적의 십자가’로 불립니다.
함께 놓인 성모님 성화는 ‘로마 백성의 구원’(Salus Populi Romani)이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593년 성 그레고리오 교황님은 성모님께 전염병의 확산을 멈춰달라는
전구를 바치며 이 성화를 모셨습니다.
광장의 침묵 앞에 교황님의 말씀은 더욱 가슴을 울렸습니다.
“주님, 저희에게 믿음을 가지라고 호소하시고, 야단치십시오.
당신께 가서 의지하도록 저희가 믿게 해주십시오.
십자가 안에서 구원된 우리에겐 희망이 있습니다.”
여전히 코로나19로 암세포처럼 번진 신앙생활의 두려움이 우리를 억누릅니다.
일상생활처럼 살던 신앙생활이 무너져버린 듯한 현실입니다.
신앙이 무력해 보이기만 합니다. 하지만 교황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돌풍으로 모든 것이 난파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시간에
주님께서는 우리를 부르시고 초대하십니다.”
숨 쉬는 단 하루라도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다시 붙잡으셨으면 합니다.
주님께서 물에 빠진 우리에게 손을 내밀며 해주시는 말씀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4,27)
우리의 삶이 신앙으로 다시 숨 쉴 수 있도록 자신을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그리스도인이 되었던 그 마음을 찾았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