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아 훈화(2024년 4월.)
최재현 베드로 레지아 지도신부
세월호 사건
올해 4월 16일은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지 10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가족과 자녀를 잃은 슬픔은 말로 표현할 수 없고, 가슴의 상처는 지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세월호 사건은 안전을 무시한 구조변경과 과적 그리고 책임자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인해
발생한 인재(人災)였고,
돈을 쫓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우리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사건은 발생했는데 책임자는 없었던 모습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과 매우 흡사합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제자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복음을 선포하였습니다.
이것을 본 대사제와 사두가이는 매우 못마땅하게 여겼고,
제자들을 잡아 이렇게 지시하였습니다. (사도 5,28)
‘우리가 당신들에게 그 이름으로 가르치지 말라고 단단히 지시하지 않았소?
그런데 보시오, 당신들은 온 예루살렘에 당신들의 가르침을 퍼뜨리면서,
그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을 우리에게 씌우려 하고 있소.’
대사제와 사두가이는 ‘예수의 피에 대한 책임을 우리에게 씌우지 말라.’고 하면서,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사실 그들은 주님의 십자가 사건을 계획하였고,
바라빠를 놓아달라고 백성을 선동한 장본인이었습니다.
그러나 배후에서 조종했기에 일이 터지자 자신의 잘못을 감췄고 책임을 회피하였습니다.
세월호 사건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줍니다.
그리고 누구의 잘못이냐를 떠나서 우리 모두가 회개해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회개하지 않으면 예수님을 매번 십자가에 못박는 것이고,
하느님 아닌 다른 것을 쫓아 살면
우리 주위에 피해를 입고 목숨을 잃는 사람이 계속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회개는 주님의 부활을 기쁘게 맞이하고 복되게 살아가는 바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러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과 마음 아파하는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성모님의 도움으로 악을 이기며 살아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