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에 응답하기

양기석 스테파노 신부 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2011년 시리아에서 내전이 발생하여 6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습니다. 그리고 2100만 명의 인구 중 1200만 명 이상이 난민이 되어 떠돌고 있다고 합니다. 시리아 난민의 참상에 세상이 관심 갖기 시작했던 것은 2015년 9월2일 3세 어린이 에이란 쿠르디가 터키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후입니다. 에게해를 건너 그리스로 밀입국하려던 가족들이 탄 배가 조난 당하자 물에 빠진 어린 쿠르디는 결국 짧은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여전히 지금도 수많은 난민들이 쿠르디와 그 가족들처럼 위험천만한 선택을 하면서까지 좀 더 형편이 나은 국가로 밀입국을 시도합니다.
현재 난민으로 전 세계를 떠돌고 있는 이들이 5천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런데 이들 난민이 발생한 근본 원인은 다름 아닌 기후위기입니다. 1만 년 동안 안정되었던 지구의 기후가 산업혁명 이후 150년 동안 지구온난화를 거치며 변하자 극심한 가뭄을 겪게 되었고, 급기야 생존을 위해 난민이 되어 떠돌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수많은 나라가 여러 이유를 들며 난민들을 수용하지 않으려는 상황과 겹쳐 난민들의 고통은 더 가중되고 있습니다.
기후가 변해감에 따라 농사짓기 어려운 지역들이 늘어납니다. 대륙 내부에 있는 고산지대의 빙하가 사라져감에 따라 인근 지역의 수많은 이들이 생활용수 부족을 호소합니다. 지금 이 순간도 가난한 나라 7억 명 이상의 이웃들은 하루 1700cc 이하의 물로 어렵게 생존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물부족은 벌써 전 지구적인 식량 위기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추세로 간다면 2050년에는 10억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두 번째 목표로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에 응답’해달라고 전 세계를 향해 호소하십니다. 사회가 불안정해지고, 어려움에 처하면 가난한 이웃들이 가장 먼저 고통을 당하는 이치가 여전히 작동합니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를 떠도는 난민들은 자신들의 탓이 아닌 기후위기로 인한 고통의 산물입니다. 바로 우리처럼 부유한 나라 사람들의 과도한 에너지 소비를 부추기는 생활방식 탓에 고통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난민들과 더불어 개발과 성장이라는 논리에 삶의 터전을 위협받거나 뺏긴 밀림 지역의 원주민들 또한 이 시대의 피해자들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우리 교회 구성원들과 전 세계 선한 이웃들을 향해 고통받는 원주민들과 난민들을 보호하고 돌보아 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하십니다. 특히 신종 인신매매 등의 범죄로부터 여성과 어린이들을 지켜달라고 요청하십니다. 우리의 무관심 속에 가난한 난민들은 지금 이 순간도 너무나 쉽게 범죄의 표적이 되어 고통당하고 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우리도 이방인이었음’(탈출 23,9)을 기억하며 난민들의 임시 거주와 생활에 도움을 줄 것을 호소하십니다. 그리고 잉태된 모든 생명을 지켜줄 것을 호소하셨습니다.
“가장 작은 이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마태 25,40)이라는 주님의 말씀은 우리 하느님의 자녀들에게 주어진 사명입니다. 난민과 가난한 이웃들에 대한 사랑 가득한 배려는 이웃과 우리 자신을 더욱 안전하게 만드는 ‘돌봄’ 문화의 시작입니다. 가난한 이웃의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오시는 주님을 위해 한 달에 한 끼의 식사에 해당하는 비용을 기부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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