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단원이 아니라면
나설 사람이 누구이겠는가?

이장환 마르티노 신부 부산교구 선교사목국장, 부산 Re. 담당사제

100년의 연륜을 지닌 레지오는 뭔가 달라도 다릅니다
2021년 9월7일은 우리 레지오 마리애가 창설된 지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날이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단원이 모여 대대적인 행사를 할 수는 없었지만 각 세나뚜스나 레지아 별로 의미 있는 기념행사를 거행했습니다. 세계 가톨릭교회 평신도 사도직의 모범이 되었고, 우리나라에서 가톨릭이 자리 잡고 확장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사도직 단체가 바로 레지오 마리애입니다. 평신도 단체 중 가장 큰 단체이면서, 깊은 신앙심으로 무장한 레지오 단원들은 교회의 모든 활동에 열정적으로 헌신하였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의 본당 신부 경험에 비추어 볼 때도 레지오 단원들은 언제나 사목자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버팀목이 되어 주었습니다. 수많은 영세자를 입교시킨 것도, 쉬는 교우를 방문하여 교회로 되돌아오게 한 것도, 장례가 나면 제일 먼저 달려가서 연도를 바치는 신자들도 레지오 단원들이었습니다. 100년의 역사를 통해 쌓인 연륜은 레지오의 큰 자산이고 레지오 단원들이 가질 수 있는 자부심의 바탕이었습니다. 한국 교회가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기까지에는 레지오 마리애의 지대한 공로가 있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주님 사업의 훌륭한 도구로 사용되어온 레지오 마리애의 주인이신 모든 단원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직면한 교회
하지만 레지오 마리애가 창설 100주년을 맞은 이 시점에 자축만 하고 있기에는 부끄러운 우리들의 모습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날 세계의 모든 국가와 가톨릭교회는 코로나19로 인해 그 이전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감염병의 두려움에 노출되어 불안한 시간을 보낼 뿐만 아니라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발생하는 심리적 병폐에다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우리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고, 이로 인해 많은 신앙인이 위기를 맞고 있으며 심지어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조차 흔들리고 있습니다.
단원들의 노령화, ‘사회적 거리 두기’와 ‘사적 모임 금지’로 인해 주회합이 불가능해지자 많은 레지오 단원들의 탈퇴에 이어 호도반납까지 일어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더군다나 한국 갤럽의 ‘한국인의 종교 1984~2021’(2021.4.7.일 발표)에 의하면 가톨릭 신자 20% 이상이 교회를 완전히 이탈한 것으로 나오고, 종교인들의 비율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시대가 겪는 어려움을 레지오 마리애만의 탓이라고 돌릴 수는 없지만, 이제까지 교회의 발전을 위해 공헌한 바를 알기에 레지오 마리애에 거는 기대가 크고 그래서 레지오 마리에의 책임 또한 막중합니다.

레지오 단원이 아니라면 나설 사람이 누구이겠는가?
레지오 단원은 뭐니 뭐니해도 ‘자기 성화’와 ‘선교’의 전문가들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교회를 떠나는 이들에게 기도하는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종교에 관심을 잃어가는 일반인들에게 행복한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을 신앙인으로 이끌 수 있을 것입니다.
100년간 축적된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이 위기를 누구보다도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훈련된 사람은 바로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입니다. 교본 37장에도 ‘만일 어떤 위기를 맞아 평신도들이 나가 싸워야 할 때, 성모님의 군사라는 이름에 맞갖은 활동에 몸 바쳐온 레지오 단원이 아니라면 나설 사람이 누구이겠는가?’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레지오 마리애 단원 여러분,
시대와 교회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성모님의 군사가 되기를 자랑스러워했던 100년 전 우리 선배들의 열정이 우리 안에도 불타오르게 해야 합니다. 코로나19와 함께하게 될 새로운 시대를 성령과 성모님의 이끄심으로 용감하게 개척해나갈 수 있도록 함께 나섭시다. 100년의 전통을 가진 레지오 마리애는 뭔가 달라도 다릅니다.
이제 자기 성화와 선교의 전문가들인 우리의 특별함을 보여줘야 할 때입니다. 레지오 단원인 내가 나서지 않으면 누가 나서겠습니까? 함께 용기를 내어 새로운 100년의 여정을 출발합시다. 성모님께서 여러분을 당신 군대의 충실한 군인으로 뽑아 세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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