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자료실
[성경 속 궁금증] 유다인은 왜 사마리아 사람들을 경멸했나?
 
순수 혈통 보존 못했기 때문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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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다인들은 혼혈민족이라는 이유로 사마리아인들을 멸시했다. 그림은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착한 사마리아인'(1890년).



예수님 시대 이스라엘 땅 제일 북쪽에는 갈릴래아가 있었고, 중간에는 사마리아, 남쪽에는 유다 지역이 자리 잡고 있었다.

북쪽 갈릴래아에서 남쪽 유다 지역으로 가는데 사마리아 땅을 통과하면 사흘밖에 걸리지 않지만 유다인들은 사마리아

땅을 밟지 않고, 요르단 강을 건너 두 배나 되는 먼 길을 돌아다녔다.

당시 유다인들은 사마리아 사람들과 접촉하거나 대화하는 것이 금지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방인 지역이라 알고 있는 사마리아 지역도 본래는 유다인들 땅이었다.

사마리아인들도 이스라엘 중부 팔레스티나 지방에 살았던 이스라엘 민족의 한 분파였다.

어쩌다 유다인들과 사마리아인들은 그토록 적대시하게 됐을까.


 본래는 통일 왕국이었던 이스라엘은 솔로몬 왕 이후 북이스라엘 왕국과 남유다 왕국으로 분열됐다.

사마리아는 북이스라엘 왕국의 수도였으며, 오늘날 북이스라엘을 부르는 통칭이기도 하다.

사마리아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교통 요지였으며, 주변 평지보다 100m 정도 솟아오른 해발 430m에 있는 천혜의 요새

도시였다. 또 왕궁을 상아로 꾸미고 값비싼 향유를 맘껏 쓸 정도로 경제적 번영을 누리기도 했다(아모 6,4-6).


 이러한 사마리아가 기원전 8세기 아시리아에 점령당한다.

아시리아는 타민족 정복정책으로 정복한 민족의 씨를 말려버리는 정책을 사용했는데, 그 방법으로 타민족과 혼인,

즉 혼종(混種)정책을 썼다.

북이스라엘 왕국을 정복한 아시리아는 북이스라엘 유다인들 일부를 자기들이 정복한 타지역으로 강제 이주시키고,

타정복지 민족들을 북이스라엘로 이주시켜 서로 혼인하게 했다.

그래서 북이스라엘 왕국에서는 순수한 혈통 유다인들은 자취를 감추고, 예수님 시대 이방인이라 일컬어지던

혼혈민족 사마리아인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순수한 혈통을 지닌 유다인들은 남쪽 유다왕국 후손들뿐이었다.

이 유다인들은 사마리아인들을 약속받은 땅을 공유하는 자신들 민족으로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았다.

순수한 혈통을 보존하지 못한 사마리아인들을 심지어 '개 같은 놈'이라 부르며 멸시하고 천대했다(요한 4,1-42).

사마리아인들 역시 아시리아 임금 보호를 받으며 나라를 유지한 유다왕국 유다인들이 자신들을 이방인처럼 대하자

원한을 품었고, 결국 유다인과 사마리아인들은 원수지간처럼 지내게 됐다.


 그러다 기원전 587년 유다왕국도 바빌로니아에게 멸망당하고, 유다인들은 유배 후 반세기만에 고향 예루살렘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당시 예루살렘은 성벽조차 제대로 남지 않은 폐허가 된 도시였다.

귀향한 유다인들은 예루살렘 재건을 위해 성전 재건 작업을 시작한다.

이때 사마리아인들이 자신들도 성전 건설 작업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요청한다.


 하지만 유다인들은 사마리아인들이 거룩한 성전 건설 작업에 함께할 수 없다고 거절한다.

이 사건으로 유다인들과 사마리아인들 사이에 놓인 적개심의 골은 더 깊어졌다.

사마리아인들은 유다인들을 계속 적대시했고, 유다인들은 사마리아인들을 미친 백성, 비열한 백성으로 철저히 무시하고

천대했다. 이러한 관계가 예수님 시대까지 이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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