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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차남이
입대(入隊)하는 날!

조용하고도
가장 깊은 이 시간

새벽 향이
너무나 그윽하다.

곧 동이 트고
몇 시간 후 이면

3개월전
나에게 큰 절하고

장남이 향했던
그 논산 훈련소로

이번에는
차남이 그 뒤를 이어

집에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그 형이 했던 것처럼
그 동생도

까까머리 두상(頭像)이
얼마나 멋있고

망글망글
잘 어울리는지

피를
속일 수 없는

삼위일체
삼부자(三父子) 임에

열심히 잘 살아 왔다는
자신감으로

나는 괜히
온 몸에 힘까지 실려

좌 필찬(筆燦)
우 필립(筆立) 앞세우니

물럿거라!
어험...

나는 벌써
대감(大監)님이 된 듯 하다.

ㅋㅋ...

하지만,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는
차남이

이리저리
밤새 뒤척거려서는

안된다 싶어
얼른

손 빠르고 잘 하는
이 율천의 요리 솜씨로 만든

맛난 야식 탓에
포만감(飽滿感)으로

지금 막
겨우...

잠이 들었는지
이제서야 기척이 없다.

휴...
이럴때 하는 말

다행이다! 삼성생명!

우리 집
막내라서 그런지

마음이 더 쓰이고
조금 다른 느낌인 건

어느 부모 입장에서는
다 그럴 것이며,

돌아서면
서운한 마음과

끝없이
보고 싶은 마음이야

무엇으로도
형용이 어러울 것이다.

그래도
나의 아들은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이 뒷받침 되어

나의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서

국민을 대표하여

국방 병역 의무
명(命) 받았음에는

보람차고
아주 당당한 일과

축복스러운 일에는
변함이 없으니

얼마나
고맙고 장한 일인가?

남자라고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니...

그래...
그래...

나의 아들
필립아!

아빠가 항상 하는 말은
언제나 똑같다.

바깥 세상을
미련없이 버리고

된장 항아리에
머리 꺼꾸로 처박아

된장 냄새가
진하게 베이도록

오로지
오로지...

군복무에만
충실해야 한다.

그래서,

그져 평범한
병영(兵營) 생활 보다는

밑 바닥부터
명확하고 뚜렷한

무언가
사색(思索)이 가능한

군대 생활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강철같은
군인 정신으로

더욱 고독(孤獨)스러워야 하고
더욱 외로워야 하고

더욱 무거운
침묵(沈默)을 배워야 한다.

그것만이
최고의 최선이란다.

꼭 그렇게 할 수 있고
하리라 믿는다.

부디
몸 건강히

몸짱 사나이로
돌아 오너라!

이 아빠는
지금의 아빠의 자리에서

아들 모습처럼
당당히 기다리고 있을께!

그리고,


항상
언제나
한결같이

변함없이
끝없이 사랑하는 거

알지?

우리 아들
군사 훈련 잘 받아서

4주 후에
반갑게 다시 만나자!

우리 꼭 그렇게 하자!

내 아들 필립이
사랑해!

세상에서
우리 필립이를

최고로 가장
사랑하는 아빠로 부터...


丁酉年
律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