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런 사람은 ‘묵은 것이 좋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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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하느님께 가졌던 흠숭의 방식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 내용보다 형식이 중요해진듯 합니다. 물론 이것은 우리가 보이는 모습들에서 짐작하는 것입니다. 주님께 드리는 기도중 형식이 그 내용보다 더 중요하게 되어 버린 기도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왜 이 기도가 등장했는지 공감하기 보다 이 기도를 바침으로써 얻어지는 효과나 기대가 더 큰 것들이 많습니다. 


 

어떤 기도는 일년을 빠지지 않고 드려야 하고, 또 어떤 기도는 청원과 감사를 정해진 기간에 바침으로써 정성을 다해 청원한 바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물론 이 기도는 꾸준한 정성을 말하고 게을러지지 않는 성실함을 요구하는 것이지만 처음의 정성과 지금의 형식은 같지만 같다고 말할 수 없는 모습입니다. 


 

예수님이 우리 안에 계시던 때,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사실을 몰랐던 이들은 그들이 해 오던 전통과 습관을 반복합니다. 그 속에는 예수님을 구세주로 선포했던 세례자 요한도 있었습니다. 그는 꾸준히 제자들에게 기도하는 법과 단식으로 표현되는 고행을 통한 하느님 앞에 자신들의 정성을 바치는데 집중했습니다. 그와 같은 정성을 나누던 이들은 예수님의 예상치 못한 행동들과 신앙의 태도에 의문과 의심을 가집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에는 하느님의 향기를 느끼지만 그분의 자유로움이 과연 합당한가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조상들이 전해준, 그리고 그들이 견고하게 만든 그 숱한 것들을 통해 그들은 하느님을 만나왔고 하느님은 그들의 정성을 좋아하신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예수님처럼 아무런 기준도 틀도 없는 삶이 하느님이 바라시는 삶이라 기대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예수님은 '불편함'이었을 겁니다. 개혁적이고 신선했을수도 있지만 '불안감'일 수도 있었을 겁니다. 


 

예수님은 "새 포도주는 새 부대"를 말씀하시지만 여전히 예수님의 말씀이 불편한 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익숙한 그 형식에 살고 싶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역시 하느님으로부터 왔으므로 별로 틀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할테니 말입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가르침은 우리에겐 언제나 낯선, 그리고 새로운 가르침으로 느껴집니다. 그분처럼 산다는 것은 무모함에 가까운 용기가 있어야 하거나 두려움이 없어야 하는 행복의 삶이라고 하지만 거기에 도달하기에 우리가 포기하고 접어야 할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참 보수적이고 참 단단한 사람들인 듯 합니다. 열심히 산다고 생각하며 그 속에 주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참 답답한 인생들입니다. 그런 이에게는 새로움 보다 '묵은 것'이 좋기 마련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이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에 오히려 억지스럽게 행동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결국 그 '묵은 것'의 사람들이 주님을 밀어 냈음은 분명해보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말씀이 그리 즐겁게만 들리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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