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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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는 복음에 등장하는 인물 중 가장 다양한 모습을 일으키는 예수님의 제자입니다. 오늘 복음은 그런 베드로의 모습과 그 베드로를 보시는 예수님을 잘 보여주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 때의 사람들에게 예수님이 어떤 분으로 느껴졌는지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물으십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자신들이 아는 유명했던 예언자들의 이름으로 짐작하고 소문을 퍼뜨리는 중이었습니다. 가까이는 세례자 요한이기도 하고 엘리야이기도 하며 예레미아라고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어떻게든 사람들은 예수님이 하느님의 사람이라고 짐작은 합니다. 


 

하지만 이 표현 속의 또 다른 느낌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몰랐다는 의미가 됩니다. 누구도 '누구와 비슷하다'는 식으로 표현될 때 그는 커다란 존재는 아닌 셈이 됩니다. 누구를 닮았거나 떠올리게 한다는 것은 예수님의 정체가 그분 홀로 기억될만한 분이 아니었음을 말해줍니다. 


 

그런 예수님과 함께 다니던 제자들에게 당신은 어떤 존재인지 예수님은 궁금해하십니다. 바로 그 때 한 마디의 소리가 들려 옵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베드로였습니다. 다른 제자들도 마찬가지지만 그들이 어떤 점에서 예수님의 선택을 받았는지 알지 못합니다. 베드로 역시 예수님의 선택을 받았으나 그조차 그 이유를 몰랐습니다. 그런데 그의 눈에 비친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셨다는 이 고백은 예수님에게 하나의 깨달음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베드로에게 그것을 알려주신 아버지의 뜻을 예수님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 순간 구원의 기준을 세우십니다. 그것이 흔들리지 않는 기준, 곧 베드로였습니다. 그리고 그 베드로 위에 교회가 세워지고 하늘나라의 열쇠도 그에게 맡겨집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베드로의 어떤 점 때문이라고 보는 것은 우리를 곤란하게 만듭니다. 베드로는 그런 주님께 감사하며 그분을 지키기 위한 굳은 다짐으로 인해 사탄으로 몰리고 말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위험에서 지켜내리라는 그의 태도는 주님에게 걸림돌이 되리라는 경고를 듣게 됩니다. 그가 막아서려는 것은 예수님의 죽음이 아니라 예수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모든 가르침을 죽은 것으로 만드는 행동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사람이 어떤 이유로든 막아 서려는 시도가 바로 마귀의 바람이고 행동입니다. 주님은 죽으려 세상을 사신 것은 아닙니다. 주님은 사랑하며 세상을 사셨고 그분의 죽음은 그것을 막으려는 세상의 권력자들의 시도였습니다. 그래서 그 위협과 박해는 예수님의 죽음을 말하지만 동시에 예수님 사랑의 굳은 의지와 하느님의 변하지 않는 사랑의 증거가 됩니다. 


 

주님은 그 사랑을 막아서 주님의 생명을 구하려는 베드로의 생각과 시도를 쫓아버리십니다. 결국 예수님의 죽음 앞에 베드로는 자신의 생명을 구하는 것으로 그분에게서 스스로 물러나게 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베드로에게 주어진 우리 교회의 모습의 진실과 주님의 의지를 알아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결국 베드로도 스승의 뒤를 따랐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 하느님은 보잘 것 없는 이에게 당신의 정체를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기뻐하셨습니다. 우리는 베드로 위에 세워진 교회입니다. 그래서 어떤 세력도 우리를 하느님의 사랑에서 갈라놓지 못합니다. 순식간에 비겁해지거나 부족함을 드러내도 결코 하느님의 기준은 변하지 않습니다. 베드로는 실망스러운 우리이자,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희망이 담긴 이름입니다. 우리는 그 위에서 주님을 만납니다. 그러니 부족함을 두려워하기 보다 우리에게 희망을 주신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드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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