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


 

묵상 듣기 : https://youtu.be/uUJZTjCKrfs
 

가나안 부인과 주님과의 대화가 등장합니다. 이방인이었던 여인은 딸을 위해 주님을 찾았습니다. 너무 소중했던 딸이기에 어떤 방법이든 무릎쓰고 찾아온 길입니다. 그러나 여인을 대하는 주님은 우리에게 너무 낯선 모습입니다. 차가운 주님의 이야기는 듣고 있는 우리의 마음까지 얼어붙게 합니다.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 예외는 없다는 예수님의 말씀에 같은 이스라엘 사람들은 동의를 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부인은 자신이 초라해지는 수모를 감수하면서도 딸을 지키려 합니다.


 

본당 사제들의 수호성인으로 불리는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님은 영적 가르침과 수많은 고해성사로 유명하십니다. 가난과 겸손, 그리고 고행에 가까운 신부님의 삶이 교회의 보화가 되었음은 기쁨이지만 사실 신부님은 교회의 이방인과 같은 사람의 모습이었습니다.


 

집의 일을 도와야 했던 어린 시절. 하느님께 마음을 두고 있음에도 사정이 어려웠던 신부님에게 신학교의 생활은 늦었던 만큼 고행의 길이었습니다. 환영받지 못하는 신학생, 학업이 더딘 이유로 무시를 당하고 수모를 당하며 여러 번 신학교에서 쫓겨납니다. 당연히 자격이 없었고 억울할 일은 없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이니 그런 이를 교회의 목자로 뽑을 생각이 없었던 교회였습니다. 그러나 신부님을 지켜본 본당 신부님의 증언과 교구장 주교님은 서품을 허락하였습니다.


 

지금도 이 기준은 동일합니다. 신학교에서 사제로 향하는 길에는 시간이 설명하지 못하는 내용과 거듭되는 판단이 연속됩니다. 자격을 갖춘 이에게만 허락되는 길은 마음만 착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에 대한 열망과 선함과 정의로움 만으로 허락 받지 못합니다. 지도자로서의 기품과 지적 능력이 중요하고 그렇지 못하면 이 거룩한 품위의 대열에 들지 못합니다.


 

그런데 그런 이가 서품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거룩하게 생각하는 신부님의 생애의 면면은 그래서 신부님께는 할 수 있는 전부였을 겁니다. 식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라도 바랄 수밖에 없었던 이가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 앞에서, 그리고 사람들 앞에서 함께 하는 동료 하나 없는 외로운 삶이었을 겁니다. 그런 신부님의 삶이 이 부인의 대답만큼 가슴 아프게 들립니다. 그러나 그 가치는 그렇게 하느님 앞에서 그리고 세상에 가장 소중한 믿음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기억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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