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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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이 좋아하시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신자들이 하느님 앞에 서야 할 구원의 순간을 준비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주제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 주제를 상당히 어려워합니다. 마치 모르는 답 앞에서 방황하는 수험생처럼 하느님과 그분의 심판 앞에서 고민합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이미 이 답을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모른척 하려했던 지난 날의 사람들의 노력이 우리를 이 답에서 멀어지게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그 해답을 봅니다. 우리가 말하는 '영광스러운 변모' 사건에서 말입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다. 그분의 옷은 이 세상 어떤 마전장이도 그토록 하얗게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게 빛났다. 그때에 엘리야가 모세와 함께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예수님의 모습은 세상에서 불가능한 빛으로 변합니다. 생각할 수 있으나 누구도 보지 못한 새하얀 옷을 입으시고 엘리야와 모세가 나타나 예수님과 대화합니다. 우리가 짐작했던 예수님의 '본 모습'이고 이것이 예수님의 '진실'이었습니다. 이 놀라운 순간은 예수님이 하신 어떤 기적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다른 기적들은 주님이 사람들을 도와주시는 과정에서 드러난 예수님의 능력이었지만 오늘은 예수님이 스스로 당신의 진실을 보여주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당신을 숨기기만 하셨던 예수님이 처음으로 '하느님의 아들'의 본 모습을 보여주신 것이기 때문에 2천년이 지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큰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니 이 일을 직접 목격한 베드로와 제자들은 어땠을까요?


 

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사실 베드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던 것이다. 제자들이 모두 겁에 질려 있었기 때문이다. 


 

베드로의 반응은 늘 그렇듯 즉각적입니다. 놀라서 아무말이나 한 것이라지만 사실 중요한 분의 거처를 걱정하는 것은 예전부터 있었던 일입니다. 다윗이 주님의 거처를 걱정하며 성전을 세우려 했던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기특한 그의 생각은 이내 하느님 아버지의 목소리와 함께 제지당합니다. 


 

그의 생각이 하느님의 생각과 달랐기 때문입니다. 다윗이 주님의 성전을 짓지 못했듯 베드로 눈 앞에 드러난 이 모습도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합니다. 


 

그때에 구름이 일어 그들을 덮더니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그 순간 그들이 둘러보자 더 이상 아무도 보이지 않고 예수님만 그들 곁에 계셨다.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셨다. 그들은 이 말씀을 지켰다. 


 

그래서 이 복음의 내용은 그 때의 사람들은 '보지 못한 것'과 같아져 버렸습니다. 예수님은 당신 원래의 모습을 드러내셨고 우리는 그분의 모습에 열광하지만 사실 예수님은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당신이 하실 일을 나누셨습니다. 하느님이 아브라함과 당신 계획을 나누셨듯 당신의 죽음과 부활에 관한 이야기로 그 시간들은 채워졌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당신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제자들의 입을 막아 버리셨습니다. 


 

곧 우리는 아직 예수님의 모습에 집중하지만 예수님은 그 시간 구원에 관한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세상에 감추어진 채 산 위가 아닌 산 아래에서 일상적인 삶으로 돌아간것으로 끝난 사건입니다. 


 

그러나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저희끼리 서로 물어보았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율법 학자들은 어째서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한다고 말합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과연 엘리야가 먼저 와서 모든 것을 바로잡는다. 그런데 사람의 아들이 많은 고난과 멸시를 받으리라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이겠느냐? 사실 내가 너희에게 말하는데, 엘리야에 관하여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가 이미 왔지만 사람들은 그를 제멋대로 다루었다.”


 

입이 막힌 제자들은 자신들이 들은 말을 분명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우리가 잘 기억하지 않는 변모 사건의 또 하나의 기억은 그들이 들은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예고였습니다. 그들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남'에 대한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었고 그것을 주님께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곧 그들은 그날의 기억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산에서 만난 엘리야가 주님 이전에 이미 왔었음이 드러납니다. 제자들은 율법 학자들에게서 들은 구세주의 이야기를 기억하며 예수님 전에 만났어야 할 엘리야를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가 주님 이후에 나타난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곁에 왔었음을 증언하십니다. 곧 세례자 요한이 엘리야라는 이야기인데 하느님께 돌아간 그가 다시 나타나 예수님께서 이루실 구원을 확인했던 셈입니다. 


 

그래서 영광스러운 변모 사건은 사실 비밀이 된 변모보다 더 중요한 사실들을 품고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하고자 하셨던 일들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이 당신을 드러내길 원하지 않으셨음을 알면서도 우리는 한사코 그분의 옷자락의 변화에 집중하지만 그것은 주님의 바람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보고 듣고 있는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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