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지 이유만 있으면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 

 

 

 

묵상 듣기 : youtu.be/vb7LKYdVd08

 

 

 

img.jpg

 

 

사람의 인생 중 가장 신비로운 것이 '혼인'입니다. 사제로 살면서도 성사 중 가장 신비로운 성사가 이것입니다. 하느님과 사람을 이어주는 성사야 모두 공통적이지만 하느님이 사람의 일을 당신의 일로 만들어 주는 유일한 성사이자, 사람이 하느님을 닮은 존재라는 것을 혼인만큼 더 확실하게 보여주는 모습은 없는 듯 합니다. 

 

세상이 변화하며 혼인이 일종의 '계약'이 된 것처럼 느끼는 이들이 많지만 우리가 진정한 혼인의 가치를 말한다면 그것은 두 사람의 사랑입니다. 혼인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서로에 대한 고백입니다. 말을 통해 상대방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고 그 사랑으로 인해 평생을 함께 살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서로 타인인 사람이 단지 이 고백 하나로 가족이 되고 서로 엮어집니다.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 그리고 그분의 창조물에 이름을 붙였던 사람. 이 창조주와 모상의 관계가 혼인을 통해 드러납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서로를 부르고 함께 살아갑니다. 그 선택을 하느님이 인정하시어 다시는 헤어지지 않을 약속으로 만듭니다. 그렇게 세상은 사랑으로 채워지고 또 다음으로 이어지는 출발을 합니다. 

 

그러므로 이 혼인의 가치는 하느님으로부터 시작된 사람의 거룩한 일이고 하느님을 닮는 기쁨의 성사입니다. 

 

복음에서 이혼을 '이유만 있으면'이란 말로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예수님은 이 혼인을 완전한 것으로 묶어 버리십니다. 사람의 완고함은 이 사랑을 불완전한 결합으로 만들고 헤어지는 것을 가능한 것으로 여기게 만들었지만 하느님을 아는 이들은 그 선택이 얼마나 커다란 결정이고 그것은 그 다음의 사유로 끊어지지 않음을 알아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태어난 것을 물리지 못하고 우리가 나서 만난 가족을 선택할 권리가 없었음을 기억한다면 우리에게 가능한 이 결정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새겼으면 합니다. 

 

세상의 모든 부부에게 주님의 이 가르침이 축복의 소리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도처에서 흘러나오는 불만과 투정들이 걱정스러운 세상입니다. 헤어질 이유는 수천 수만가지 일수도 있지만 우리가 헤어질 수 없는 유일한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71 2019년 11월 13일 연중 제32주간 수요일 1 별지기 2019.11.13 43
370 2019년 11월 12일 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 기념일 2 별지기 2019.11.13 43
369 2019년 11월 9일 성 라뗴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1 별지기 2019.11.09 39
368 2019년 11월 15일 연중 제32주간 금요일 1 별지기 2019.11.15 38
367 2019년 9월 11일 연중 제23주간 수요일 별지기 2019.09.11 37
366 2019년 3월 30일 사순 제3주간 토요일 별지기 2019.03.30 34
365 2019년 4월 21일 주님 부활 대축일 별지기 2019.04.21 32
364 2019년 4월 18일 주님만찬 성목요일 1 별지기 2019.04.18 29
363 2019년 4월 1일 사순 제4주간 월요일 별지기 2019.04.01 29
362 2019년 12월 1일 대림 제1주일 별지기 2019.12.01 28
361 2019년 4월 3일 사순 제4주간 수요일 1 별지기 2019.04.02 28
360 2019년 3월 10일 사순 제1주일 2 별지기 2019.03.09 28
359 2019년 11월 16일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1 별지기 2019.11.15 27
358 2019년 11월 14일 연중 제32주간 목요일 별지기 2019.11.13 25
357 2019년 2월 2일 주님 봉헌 축일 별지기 2019.02.02 25
356 2019년 3월 29일 사순 제3주간 금요일 2 별지기 2019.03.28 24
355 2019년 3월 21일 사순 제2주간 목요일 1 별지기 2019.03.20 23
354 2019년 11월 8일 연중 제31주간 금요일 1 별지기 2019.11.08 22
353 2019년 9월 12일 연중 제23주간 목요일 별지기 2019.09.11 22
352 2019년 5월 24일 부활 제5주간 금요일 1 별지기 2019.05.24 2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9 Next
/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