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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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의 영장"이라는 표현을 듣고 자랐습니다. 힘으로 그렇게 강하지 않은 사람이 세상을 다스릴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할 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로 사람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한 사실인 듯 보입니다. 세상을 어떻게 보고 또 행복한 삶을 규정하는 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알 수 없는 시기에 세상은 다른 어떤 생물들이 차지하는 곳이었다고 말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외계의 생명체에 대해 끊임 없이 관심을 가지지만 그것이 모두 사실이라 하더라도 현실에서 우리는 어김 없는 세상 모든 것을 다스리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아주 사소한 관습부터 철학이나 신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규정하고 생각하고 모든 것에 의미와 함께 선악에 관계된 모든 것도 판단합니다. 이미 노아 때부터 세상 모든 것을 선과 악으로 보고 있는 우리를 발견합니다. 그래서 짐승도 자연도 음식까지도 모두 선악으로 분류하는데 익숙한 우리입니다.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그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을 가까이 불러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모두 내 말을 듣고 깨달아라.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  예수님께서 군중을 떠나 집에 들어가시자, 제자들이 그 비유의 뜻을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너희도 그토록 깨닫지 못하느냐? 밖에서 사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무엇이든 그를 더럽힐 수 없다는 것을 알아듣지 못하느냐? 그것이 마음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배 속으로 들어갔다가 뒷간으로 나가기 때문이다.” 


 

복음은 이 말씀의 의미를 아주 간단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모든 음식이 깨끗하다고 밝히신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음식에 대한 가르침이 아닌 사람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그리고 음식을 두고 그렇게 구분하고 대하는 사람에 대해 생각을 해야 한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그래서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말씀이 하느님의 창조의 의미를 밝히는 것으로 들립니다. 모든 것은 그것이 생긴 자체로 선악으로 구분할 이유가 없고 사람의 유불리에 따라서 판단되어서도 안된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독이 되고 해가 된다고 해서 그것을 '더럽다'는 식으로 이해하고 단정하며 대할 자격을 우리는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능력은 선악을 구분하는 능력이 아니라 모든 것의 의미를 이해하고 그 의미에 이름을 붙이는 '사랑의 능력'입니다. 그것이 사람이 하느님께 받은 소중한 모상의 근본입니다. 곧 사람도 모든 것에 다가갈 때 그것을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타고 난 존재입니다. 
 

그럼에도 죄가 시작되었을 때 우리가 그 악행을 시작한 것은 바로 '자신' 때문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진짜 더러움'을 봅시다. 


 

또 이어서 말씀하셨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이것이 사람이 자신 안에서 끄집어 내어 다른 것에 미치는 진짜 더러움입니다. 세상 어떤 것도 사람에게 들어와 사람을 나쁘게 만드는 것은 없고 사람은 대부분 그것을 알고 그것을 취하거나 혹은 강제로 먹입니다. 이 모든 것은 모두 자신을 위해 우리가 자신 안에서 꺼내는 것입니다. 


 

그 자체로 나쁘다고 말하지만 이것을 행하는 사람은 모두 자신의 필요에 의해 선택해서 이런 일들을 하고, 그 끝에는 또 다른 사람과 다른 사람의 것이 걸려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좀 더 적극적으로 연장하면 사람이 그 모든 것을 더럽게 만든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과 함께 다른 이에게도 그 더러움을 묻히는 것은 오히려 사람이라는 존재임을 알아듣는 것이 필요합니다. 곧 상황을 탓하고 환경을 이야기하며 사람을 나쁘게 만드는 것은 우리가 공동으로 만들어 낸 변명일 뿐, 실제는 각자의 나쁜 의도와 의지가 서로에게 던지는 변명의 공식이 된 것 뿐입니다. 


 

하느님이 세상을 맡기신 이유는 당신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그 닮음의 가치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것에서 발견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러므로 모든 것에서 소중한 것을 들여다 보고 함께 할 수 있는 하느님 다운 사랑으로 오늘도 보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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