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어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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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마지막 날입니다. 전례력의 한 해가 끝나는 날 우리는 늘 안드레아 사도의 축일을 지냅니다. 며칠 내내 종말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했고 그에 따라 우리의 생각도 한 해를 마무리하거나 우리의 삶을 갈무리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는데 그 묵상을 도와주듯 안드레아 사도를 부르신 주님의 이야기는 우리가 마지막까지 명심해야 할 가르침 하나를 전해 줍니다. 


 

베드로 사도의 동생인 안드레아는 세례자 요한의 제자이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을 만나고 그 형에게 알려준 이야기로도 등장하는 안드레아는 하느님의 뜻을 따랐던 사도임에 틀림 없습니다. 그럼에도 늘 소개되는 또 하나의 이야기는 그들이 바다에 있을 때 일어난 부르심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이 왜 예수님의 눈에 들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베드로나 안드레아 그들은 처음부터 예수님을 따라 나선 이들도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오늘 복음 속에 등장하는 모습은 예수님께 먼저 다가가서 따르는 모습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들을 먼저 보신 것은 예수님이시고 그들을 부르신 것도 주님이십니다. 


 

그들은 말 그대로 '어부들'이었습니다. 


 

하느님을 믿으며 열심히 생활하려는 이들이 잊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어쩌면 많이 허무할 수도 또 실망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우리를 가장 행복하고 기쁘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그것은 주님은 우리가 애를 쓰고 노력하는 것과 상관 없이 우리를 이미 사랑하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물끄러미 강에서 그물을 손보고 있는 어부 형제. 예수님은 많은 사람들에게 말씀을 마치시고 그들을 찾아 그들 배에 오르시고 그들 가까이에서 말씀하셨고 그들이 놀랄만한 고기들을 잡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낚아야 할 것이 고기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실지 우리가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어느새 우리 곁에 다가오신다는 것을 안드레아는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분이 원하시는 것을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바쁩니다. 그리고 근본 보다 너무 앞질러 우리가 생각하고 구상하는 것으로 우리의 신앙마저 만들어 버렸습니다. 혹시 하느님이 바라시는 것이, 또 그리스도의 모범이 너무 쉽다고 혹은 지루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그분을 두고 이곳으로 저곳으로 다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세상 종말의 날. 예수님은 그 날 우리의 걱정을 막으러 갑자기 우리 앞에 나타나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럼에도 그분이 오시는 것을 보지 못할 행동을 우리는 너무 많이 합니다. 지붕 아래로 내려가지 말고 예루살렘으로도 들어가지 마십시오. 지금 당신이 있는 곳 그곳이 하느님이 계신 곳임을 꼭 기억하십시오. 그리고 그분은 당신의 모든 것을 아시고 언제고 당신에게 다가오셔서 세상에 가장 필요한 일을 하도록 하실 겁니다. 그러니 두려워도 딴 생각도 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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