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그렇게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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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가 좀 더 자세히 드러나는 시간입니다. 사순시기가 하루 남았고, 성삼일도 하루가 남았습니다. 이 시간에 가장 불행한 한 사람을 보고 있습니다. 유다라는 한 사람. 그 사람에 대한 연민에 빠져도 좋을 듯 합니다. 


 

그때에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 유다 이스카리옷이라는 자가 수석 사제들에게 가서, “내가 그분을 여러분에게 넘겨주면 나에게 무엇을 주실 작정입니까?” 하고 물었다. 그들은 은돈 서른 닢을 내주었다. 그때부터 유다는 예수님을 넘길 적당한 기회를 노렸다. 


 

아무도 없는 자리에서 유다는 자신이 선택한 것을 꺼내듭니다. 스승이 아닌 돈을 선택한 유다는 스승을 버리는 것으로 그의 몫을 챙깁니다. 그리고 이천 년 사람들의 기억 속에 배신의 대표적인 사람으로 자신의 위치를 정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선택을 숨겨야 하는 그는 스승의 식탁에 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물론 그의 발도 스승은 씻으셨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의 생명이 든 빵과 포도주를 함께 나누셨을 겁니다. 


 

무교절 첫날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스승님께서 잡수실 파스카 음식을 어디에 차리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도성 안으로 아무개를 찾아가, ‘선생님께서 ′나의 때가 가까웠으니 내가 너의 집에서 제자들과 함께 파스카 축제를 지내겠다.′하십니다.’ 하여라.”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대로 파스카 음식을 차렸다. 저녁때가 되자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와 함께 식탁에 앉으셨다.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그러자 그들은 몹시 근심하며 저마다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묻기 시작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나와 함께 대접에 손을 넣어 빵을 적시는 자, 그자가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사람의 아들은 자기에 관하여 성경에 기록된 대로 떠나간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사람의 아들을 팔아넘기는 그 사람!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자신에게 더 좋았을 것이다.” 예수님을 팔아넘길 유다가 “스승님,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네가 그렇게 말하였다.” 하고 대답하셨다.


 

누가 당신을 배반할지를 두고 모두가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면 어느 누구 하나 예수님께 확신을 가진 이가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속에서 유다는 가장 떨렸을테지만 이미 결정을 내린 그는 그 상황에서 자신을 부정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대범하게 주님께 묻습니다. 혹시 자신이냐고 말입니다. 


 

예수님은 그가 하는 말을 그에게 돌려주십니다. 자신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유다. 그의 모습이 안쓰러운 것은 그가 주님께 할 수 있는 말이 이것이 마지막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몇 시간 뒤 주님을 만나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됩니다. 그리곤 주님을 죽음으로 내 몬 제자의 이름을 가지게 됩니다. 
 

주님의 죽음에 그의 증언은 들어있지 않습니다. 그의 입맞춤은 주님을 잡아가도록 알려준 것일 뿐, 누군지도 모르는 이들에게 스승을 넘긴 것이 그가 한 마지막 행동이었습니다. 유다는 스승을 버리고 권력자들의 이용을 당하고 스스로 자신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에게 하신 예수님의 말씀. "네가 그렇게 말하였다"는 그가 자신의 행동을 되돌리기를 바라시는 주님의 권유였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가 그 말씀을 한 번만 더 새겨들었다면 그는 이미 저지른 잘못을 되돌려야 했을 겁니다. 그 스스로 자신은 잘못을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했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흐지부지 길을 떠난 유다는 나머지 상황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제자들 중 아무도 몰랐던 사실은 그의 죽음으로 드러나게 되었고 그는 주님의 목숨 값으로 자신의 무덤을 샀고 홀로 그 자리에 묻혔습니다. 누구나 기억하는 저주받은 이름 유다는 안쓰럽고 안타까운 제자였습니다. 그가 가진 돈 주머니가 그를 도둑으로 만들어 버린 것처럼 그가 주님의 생명의 책임을 지고 있으니 오늘은 그의 무덤에서 주님의 안쓰러운 말씀을 되뇌어 봅니다.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자신에게 더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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