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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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자기 증언의 절정과 같은 부분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말을 믿어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을 것이다.” 


 

이 말씀은 지금 우리에겐 이상한 이야기가 아니지만 그들이 듣기에 예수님의 말씀은 아주 많이 위험한 이야기였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만이 주실 수 있는 것을 당신의 말의 권위로 옮겨 놓았고 그렇게 이스라엘의 모든 권위 위에 올라서는 말씀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들이 믿는 하느님의 반대편에 있는 무엇인가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이제 우리는 당신이 마귀 들렸다는 것을 알았소. 아브라함도 죽고 예언자들도 그러하였는데, 당신은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맛보지 않을 것이다.’ 하고 말하고 있소. 우리 조상 아브라함도 죽었는데 당신이 그분보다 훌륭하다는 말이오? 예언자들도 죽었소. 그런데 당신은 누구로 자처하는 것이오?”


 

사람들은 영원한 생명을 이야기하시는 예수님께 그들이 생각하는 생명의 한계를 들어 '미쳤다'는 단정적인 선언을 합니다. 하느님께 충실했던 아브라함부터 모두가 죽었으니 그들은 사실 이 세상의 삶이 전부라고 생각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영원한 생명을 이야기하는 이를 눈 앞에 두고 있으니 그는 죽지 않는다는 것을 믿을 수도 없을 뿐더러 영원한 생명의 약속은 더더욱 거짓으로 여겨진 겁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나 자신을 영광스럽게 한다면 나의 영광은 아무것도 아니다. 나를 영광스럽게 하시는 분은 내 아버지시다. 너희가 ‘그분은 우리의 하느님이시다.’ 하고 말하는 바로 그분이시다.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하지만 나는 그분을 안다. 내가 그분을 알지 못한다고 말하면 나도 너희와 같은 거짓말쟁이가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분을 알고 또 그분의 말씀을 지킨다. 너희 조상 아브라함은 나의 날을 보리라고 즐거워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보고 기뻐하였다.”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당신은 아직 쉰 살도 되지 않았는데 아브라함을 보았다는 말이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 


 

오늘 복음은 '영원한 생명'이라는 주제를 전해주지만 실제 그 내용은 '죽음'이라는 피하지 못하는 인생의 마지막 가치 때문에 벌어진 일로 보입니다. 모두가 알고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죽음을 피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시각에서 영원한 생명에 관한 이야기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주제입니다. 분명 사람의 생명은 이 세상에서 죽음으로 끝이나고 전혀 알 수 없는 곳으로 넘어가거나 그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하는 우리입니다. 혹 그 다음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 그만인 것도 현실입니다. 


 

우리는 완전한 이별처럼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며 미안해합니다. 인연도 끊어지고 생명도 가치를 잃은 듯 말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하느님의 이름으로 영원한 생명의 가치에 대해 설명하십니다. 그것도 미래의 죽음 이후가 아니라 당신이 이 세상에 오시기 전의 이야기를 꺼내시니 듣는 사람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이야기에 어쩔 줄을 모릅니다. 아브라함 이전부터 계셨다는 이야기는 그들을 자극하는 엄청난 이야기였을 겁니다. 


 

그러자 그들은 돌을 들어 예수님께 던지려고 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몸을 숨겨 성전 밖으로 나가셨다.


 

사람들의 반응은 그저 '화가 났다'는 것만으로 여겨지지는 않습니다. 그들의 돌에는 예수님의 죽음을 보자는 의지가 들어 있습니다. 세상에 오기 전부터 살아있었던 사람이라고 한다면 지금의 죽음이 자신의 이야기를 증명하게 되리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자극이 되는 표현 앞에 이성을 잃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사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이야기하고자 하셨던 것은 당신의 말씀을 사람들이 믿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지키는 이가 죽음을 보지 않으리라는 말씀은 그것이 하느님의 뜻을 담은 가르침이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영원한 생명의 유무로 자신들의 관심사 안에 예수님을 몰아세워버립니다. 자신들의 약점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는 하와로부터 지금까지 전혀 변함이 없습니다. 


 

'예수님이 이 말씀을 안하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조차 하게 만드는 장면이지만 또 달리 보면 신기한 일에만 관심을 쏟는 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 결과는 사람들의 민낯을 드러나게 했지만 말입니다. 우리는 영원한 생명에 대해 말을 많이 하지만 정말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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