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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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첫 토요일에 복되신 동정 마리아 신심미사를 봉헌합니다. 사순절의 후반부로 들어선 시기에 맞이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며 오늘 복음을 대합니다. 오늘 복음의 내용은 공생활을 시작하신 예수님을 찾아 나선 가족들에게 예수님이 하신 말씀이 들어 있습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고 계시는데, 그분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그분과 이야기하려고 밖에 서 있었다. 그래서 어떤 이가 예수님께, “보십시오, 스승님의 어머님과 형제들이 스승님과 이야기하려고 밖에 서 계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알고 있고, 그 이야기 속에 예수님의 가족은 원래의 위치를 상실한 듯 표현됩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가족들을 예수님과의 가장 가까운 거리로 표현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당신께 말한 사람에게,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하고 반문하셨다. 그리고 당신의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이르셨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복음 속의 내용은 어떻게 해석해도 분명히 예수님의 제자들이 새로운 어머니와 형제들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구체적으로 하늘에 계신 아버지, 곧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으로 표현됩니다. 그렇게 예수님의 가족을 높였던 이들의 생각은 무너지고 예수님은 새롭게 당신의 가족의 의미를 세우십니다. 


 

이런 내용으로 어머니의 위치를 고수하고 변함 없는 듯 표현하는 것은 잘못인 듯 느껴집니다. 예수님의 정의는 새로운 의미로 주어졌고 그 의미대로 우리는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진리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들은 어머니의 입장은 어떨까요? 아들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들은 어머니는 이 세상에 펼쳐질 하느님의 말씀을 믿었고 또 그 아들에 의해 그 일이 이루어지리라이미 알았던 분이라면 말입니다. 


 

우리는 상황을 살피는 입장에서 복음을 지켜보지만 예수님이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분이 세상에 들어오실 때의 어머니 마리아를 기억할 수 있어야 합니다.오늘 아들의 이야기는 세상의 보잘 것 없는 이들이 하느님의 자녀로 인정되는 선언이고 아들이 그 예언의 일을 실천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생각이 무너졌지만 더 크게 보면 그 때 이미 어머니는 이 세상의 구원이 이루어지는 상황의 목격자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어머니의 기쁨이었다고 말하는 것이 과한 생각일까요? 만약 우리가 그런 아들을 두고 있다면 그것은 하느님께 감사할 일이었을 듯 합니다. 훌륭하게 자라 자신을 알고 자신의 일을 충실히 하는 아들을 두었으니 말입니다. 


 

이 어머니가 이 아들에 대한 소유의 욕심에 시달리는 극성맞은 어머니가 아니라면 우리는 이 상황에 어머니를 굳이 섭섭함과 질투의 과정을 겪는 슬픔의 어머니로 볼 이유는 없습니다. 이 시기는 그 아들이 세상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시간을 다시 상기시키고 재현시키는 시간입니다. 그러므로 그 아들의 죽음의 과정을 내내 지켜 함께 했던 어머니에게서 우리가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어리석다는 것은 더욱 분명해집니다. 
 

그런 아들을 둔 어머니, 그런 아들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는 어머니는 참으로 복된 어머니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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